우울증 환자 뇌 보니, ○○ 적었다…“위험도 파악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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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25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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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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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는 정서 조절을 담당하는 뇌 영역의 주름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 주름 데이터가 개별 환자의 우울증 발생 위험도를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근거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 함병주 교수, 강유빈 연구교수 연구팀은 19~64세 성인 중 우울증 환자 234명과 정상 대조군 215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우울 증상 심각도 등 여러 임상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 우울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정서 조절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전두엽, 안와전두피질, 전대상피질의 주름이 최대 약 5% 감소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에서 정서 조절을 담당하는 영역은 부정적 감정을 인식하고 처리한다. 이 부위의 뇌 주름이 적으면 정서 조절 신경회로의 기능 이상을 초래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뇌 주름은 대체로 태아 시기부터 영아기 무렵의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형성되는데, 이후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전두엽, 안와전두피질, 전대상피질의 주름 정도가 개인이 타고난 우울증 발생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뇌영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두엽 부위의 주름 감소가 우울증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생물학적 토대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앞으로 대뇌 피질주름에 대한 정량화된 데이터를 통해 개별 환자들에게 우울증이나 정서조절 이상의 취약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규만 교수, 강유빈 연구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제공
한규만 교수, 강유빈 연구교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제공
우울증은 보통 큰 스트레스를 겪은 뒤 발생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발병하지 않기도 해 우울증 발병의 취약성이 개인마다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뇌의 기능적 이상이 우울증 발병의 취약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정신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콜로지컬 메디신’(Psychological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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