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이전 스마트폰 많이 보면…사회성 발달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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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30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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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만 2세 이전 영유아들이 스마트폰 등 미디어에 과다 노출될 경우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구 교수 연구팀은 2013∼2019년 사회성 발달 지연으로 치료받은 영유아 96명과 발달 지연이 없는 대조군 101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미디어 시청이 사회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유아의 부모와 인터뷰를 진행해 미디어 노출시간, 시기, 형태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사회성 발달 지연 군에서는 만 2세 이전에 미디어를 시청한 비율이 95.8%에 달했지만 대조군은 59.4%에 그쳤다.

평균 미디어 시청 시간을 보면 ‘2시간 이상 시청’ 비율이 사회성 발달 지연 군에서는 63.6%, 대조군에서는 18.8%로 각각 집계됐다.

영유아가 미디어를 시청할 때 보호자 동반 여부도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 아이 혼자 미디어를 시청한 비율은 사회성 발달 지연 군에서 77.1%였지만 대조군에서는 38.6%였다.

시청 프로그램 유형도 사회성 발달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와 동화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시청한 비율이 사회성 발달 지연 군보다 대조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아이에게 미디어를 시청하도록 한 주요 이유는 ‘부모의 우울·건강문제·맞벌이’, ‘아이 달래기’ 등이었다. 사회성 발달 지연 군에서는 이러한 답변이 각각 55%, 26.5%로 나타났으며 대조군에서는 각각 41.3%, 7.4%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김성구 교수는 “어린 나이에 긴 시간 미디어에 노출되면 부모와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며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시간이 줄게 된다”며 “유아의 기억력, 주의력, 인지력의 한계와 미디어의 일방향성으로 인해 뇌 발달 민감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사회성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발달 지연 아이의 경우 부주의하고 지나치게 활동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부모들이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미디어 노출이 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때는 영유아가 미디어를 시청하더라도 보호자와 함께 상호교류 속에 제한된 시간만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시청하도록 하면 사회성 발달 지연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진료할 때도 과다한 미디어 노출로 인한 사회성 발달 지연의 경우 미디어 중단 후 빠른 호전을 보이는 경우를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도 2세 이전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실제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한 관찰 연구에서도 영유아가 미디어에 노출되면 인지 과정이 자극되지 않고 주로 시각피질만 자극됐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뇌 발달을 훨씬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구 교수 연구팀이 제시한 ‘아동의 미디어 노출을 줄이기 위한 팁’
1. 생후 24개월 이전에는 가능하면 보지 않도록 하기
2. 불가피한 경우에는 엄마 아빠가 곁에서 대화하면서 보기
3. 시청 시간을 기록해서 파악하고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하기
4. 폭력적이거나 공포감을 주는 미디어 피하기
5. 미디어를 대체할 수 있는 나이에 맞는 놀거리 제공하기 (그림책 읽어주기, 블록놀이, 모래놀이, 보드게임 등)
6. 두뇌발달에는 아이와 함께 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 명심하기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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