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IT] 프레쉬벨 “한약 뱉는 아이도 마시는 건강 음료입니다”

동아닷컴
입력 2022년 1월 28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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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식량'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며,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던 농수축산업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을 토대로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등 농수축산업에 다양한 ICT 기술을 융합하는 시도도 꾸준히 증가했다. 더불어 농수축산업이 1차 산업이 아닌 제조와 서비스를 결합한 6차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서울시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국내 최초로 농식품(Food•Agri Tech)분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창업보육센터 '서울먹거리창업센터'를 설립했다. 지난 2016년 12월 개관한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2021년 3분기 기준 누적매출액 760억 원, 투자유치액 266.8억 원, 일자리창출 618명 등의 성과를 올렸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운영성과(2021년 3분기 기준), 출처: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참고로 지난 2020년 12월,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규모를 확대해 최대 70개 입주기업을 수용할 수 있는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한 강동그린타워 8층과 9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최근 트렌드에 맞춰 오픈키친을 영상 촬영에 용이하도록 재구성했으며, 식품 기본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R&D랩실, 영상 촬영을 위한 미디어룸 등도 마련했다.

푸드위크 2021에 참가한 서울먹거리창업센터 공동관의 모습, 출처: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입주기업의 의견을 반영해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결해주는데 집중하는 '네트워크'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전시회, 판매 행사 등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을 위해 판로개척을 다각화했고(유통 대기업 협업 및 크라우드펀딩 지원 등), 단순히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이외에도 식품 디자인, 홍보 영상 촬영, 특허 출원 등 이종 기업을 연계 지원한다. 센터와 입주기업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이다.

이에 IT동아는 우리네 먹거리와 IT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입주 스타트업을 만나 현장의 생생함을 담은 그들의 목소리와 함께 실제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을 전하고자 한다. 이번에는 ‘건강한 재료는 왜 맛이 없을까?’라는 생각에 기능성 천연재료에 맛을 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프레쉬벨의 김근화 대표와 양준열 공동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한약 뱉는 아이들도 잘 먹는 건강 음료는 없을까?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프레쉬벨 소개를 부탁한다.

김근화 대표(이하 김 대표): ‘신선하다’ 뜻의 ‘fresh’와 ‘종소리’를 뜻하는 ‘bell’을 더한 프레쉬벨은 울려 퍼지는 종소리처럼 신선함을 널리 퍼트리자는 뜻을 담고 있다. 여담이지만, 회사명을 작명하는데만 한달 보름 약 45일을 고민했다(웃음). 신선한 것을 가치있게 전달하자, 건강한 것을 맛있게 전달하자라는 다짐을 회사명에 담고 싶었다.

(회사명을 한달 넘게 고민했다는 뜻인가?)

양준열 공동대표(이하 양 대표): 김 대표를 포함해 팀원들과 창업을 결심하면서 창업 목표에 대해 고민한 결과가 프레쉬벨이라는 회사명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치열하게 고민했다. 목표와 시장을 정한 뒤 소비자 타깃을 명확하게 특정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45일이라는 시간을 그렇게 이해해달라(웃음).

IT동아: 45일 동안 회사명 하나를 고민한 것이 아니라 목표와 타깃 설정을 정했다는 뜻인가.

김 대표: 맞다. 그렇게 모여서 고민한 결과가 ‘신선한 것을 널리’, ‘건강한 것을 맛있게’라는 목표다. 당시 팀원 중에 유일하게 결혼하셨던 팀원이 있었는데, 2살 아기를 키우고 계셨다. 감기 예방과 면연력 향상을 위해 한약을 지었는데,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많이 놀라셨고, 막상 한약을 지어오니 아기가 도통 먹지를 않는다며 하소연했다. 억지로 먹이면 되려 뱉어내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모두 공감하실 이야기일 테다.

그 때 생각했다. 아기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을 만들자고. ‘부모님들이 아기에게 먹이고 싶은 재료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그걸 찾기 시작했다.

양 대표: 그렇게 목표와 아이템을 정했다. 인기 있는 아이템,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아이템을 쫓지 않았다. 우리 주변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였다. 아이들에게 좋은 재료로 건강한 식품을 맛있게 제공하자. 특히, 영유아는 감기를 달고 지낸다. 감기에 좋은 식품을 만들어 보자. 그렇게 시장 조사를 시작했다.

IT동아: 맞다. 우리 아들도 어렸을 때 줄곧 감기를 달고 살았다.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늘상 오는 가정안내문에 ‘감기 걸렸으면 보내지 말아 주세요’라는 문구는 항상 있었다.

김 대표: 한약을 거부하는 아이가 찾아 먹는 아이로 바뀔 수 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식품…. 말이 쉽지, 결과물을 완성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매일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한약. 어른들도 한약 챙겨 먹는 것을 귀찮고 어려워 하는데, 아이들의 입맛을 만족 시켜야 했다.

그렇게 완성한 것이 ‘파파주스’다. 과일과 야채, 한약재를 이용한 레시피를 완성했고, ‘배도라지’와 ‘배수세미’를 만들었다. 유아용 배도라지 음료는 국내 최초라고 한다(웃음). 영유아를 위한 감기대응음료로 많이 알려지면서 ‘감기에 좋은 달콤함 천연 과일 음료’로 관심을 받았다. 현재 자사몰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롯데마트, 홈플러스, 대구백화점, 롯데홈쇼핑, 공영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파라과이 등에 수출하고 있다.

대형 유통사로부터 먼저 인정받은 프레쉬벨

IT동아: 그거… 관심가는 이야기다. 아이들이 잘 먹는 건강 음료라는 것 아닌가.

김 대표: 파파주스 정식 출시 전,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행사에 참여했었다. 롯데마트에 스타트업이 만든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였는데, 처음 시중에 선보이는 자리였다. 판매를 시작한 첫 날, 가판대를 찾은 고객들이 대부분 이렇게 말했다. “비슷한 것 집에 있다”, “우리 아이는 이런 것 안 마신다”, “냉장고에 배즙도 그대로 있다” 등등.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잖은가. 적극적으로 시음을 권하고, 아이들 손을 잡고 온 부모님들 앞에서 아이에게 마셔보기를 권했다. 생각보다 아이가 잘 마시니 한두 개를 사서 돌아가시는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양 대표: 다음날이 되자 반응이 달라졌다. 어제 한두 개를 사가신 고객이 40~50개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처음 선보이는 자리라 수량을 많이 준비하지 못했었지만, 판매 3일만에 모두 소진했다. 이후 급하게 추가 생산하고… 당시 판촉전에 참가했던 업체 중 가장 많이 판매했던 것으로 기억난다(웃음).

IT동아: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하나.

김 대표: 2016년 7월? 8월? 그 쯤이었다. 많이 더웠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포장 디자인도 없는 시제품이었다. 음료를 밀봉해 스티커를 붙여 판매했었다. 그리고 2016년 11월, 롯데마트에서 전국 매장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그게 파파주스의 시작이었다.

IT동아: 지금의 제품 디자인과 캐릭터, 브랜드 등은 그때부터 준비한 것인가.

김 대표: 맞다. 파파주스라는 이름은 우리가 제품을 만들게 된 스토리를 담았다. 아빠가 아이를 위해서 먹기 쉽고 건강한 음료를 만들고자 했던 마음을 표현했다. 그렇게 동물 아빠와 아이를 표현하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IT동아: 스스로 건강 음료라고 말하는 근거가 궁금하다.

김 대표: 프레쉬벨의 기본 원칙이 있다. ‘천연재료’, ‘무첨가(무색소, 무향료, 무보존료)’, ‘국내산 농산물’이다. 국내 농가와 계약을 맺고 수세미, 도라지, 배 등을 생산한다. GLP 인증을 받은 배만 사용하고. 가장 중요한 재료 선택부터 꼼꼼하게 관리한다. 현재 ‘강원도 도라지(유기농)’, ‘음성 복숭아(저탄소 인증)’, ‘상주 샤인머스캣’, ‘신고 배(100년 배나무)’, ‘청송 사과(저탄소 인증)’, ‘기장 당근(유기농)’, ‘제주 레드향/감귤(유기농)’ 등을 사용한다.

양 대표: 수세미, 도라지 등을 활용한 파파주스 이후, 정부 연구과제와 기업의뢰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새싹보리, 레드비트, 감귤, 파프리카, 연근 등을 활용한 음료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우리만의 장점을 찾자는 시도였다. 건강한 재료를 맛있게 제공하자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러한 연구개발은 제품의 생애주기를 높이고픈 욕심이기도 하다.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도록 새로운 신제품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 그렇게 특허출원 5건, 등록 4건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IT동아: 다른 기업들의 협업 요청도 있었을 것 같은데.

김 대표: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과 연계해 상품을 개발, 납품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실행하고 있는 ‘농가살림 프로젝트’가 있는데, 농가가 생산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2차 가공품을 연구개발하는 협업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착즙주스’, ‘복숭아 병 조림’, ‘복숭아잼’ 등 8종의 제품을 개발했고, 2018년부터 지금까지 ‘산들내음’이라는 브랜드로 납품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백화점도 인정하는 식품 개발 기업으로 많이 알려졌다. 산들내음은 저탄소 인증도 받았다. 가공식품으로는 국내 최초다(웃음).

양 대표: 백화점, 마트 등과 함께 연계한 상품 이외에 우리만의 브랜드도 완성했다. 영유아 브랜드 ‘파파아이’, 성인과 시니어를 위한 ‘뉴데이 일일건강’ 등이다. 최근에는 50~60대 여성을 위한 이너뷰티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건강 즙, 콜라겐을 확용한 제품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밸류 체인’ 통합 시스템을 향해서

IT동아: 생산도 직접하는지.

김 대표: 직접 한다. 자체 공장을 설립해 운영한지 2년째다. 작년에 생산 직원으로 6분이 추가로 합류하셨고, 다품종 소량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2022년에는 공장을 증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근 투자도 받고 있다.

IT동아: 제품 개발과 생산, 유통, 의뢰 개발… 식품 개발 관련해 전 과정을 처리하는 셈이다.

양 대표: 지난 5년간 하나씩, 한걸음씩, 한단계씩 준비하며 지금까지 왔다. 제품 아이디어 발굴부터 개발, 생산, 유통 등 모든 것을 팀원들과 함께 경험했다. 해외 수출도 직접하고 있다. 해외 박람회, 상담회 등에 참가하기 시작한 결과 꾸준히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 2022년에는 일본과 북미 지역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 대표: 음료 식품 분야는 경쟁이 치열하다. 그만큼 어떻게 사업을 확장하고 운영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다. 늘 변화에 맞춰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5년을 지냈다. 제품 개발, 디자인, 마케팅, 생산, 유통, 수출 등… 한걸음씩 지금에 이르렀다. 다음 목표는 ‘밸류 체인(Value Chain)’ 통합 시스템이다. 모든 과정을 하나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발자 등 인력도 충원하는 단계다. 멈춰 있지 않는, 노력하는 프레쉬벨이 되고자 한다.

처음 목표를 잊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 아이를 위해 건강한 음료를 고민했던 마음은 여전하다. 앞으로도 우리 프레쉬벨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