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시장 점유율 94%… 美 법무부 “선택의 자유 저해”

이건혁 기자 ,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0-10-22 03:00수정 2020-10-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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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구글에 반독점 소송 “소비자, 기업, 인터넷 생태계를 위해 구글의 경쟁 방해 행위를 중단시키고 경쟁을 회복할 시간이다.”

미국 정부가 1년여의 조사 끝에 구글을 향해 칼을 꺼내 든 것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GAFA) 등 빅테크 기업의 시장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져 산업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소송 결과에 따라 다른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이고 한국 정부가 구글에 대해 진행 중인 불공정 행위 조사와 규제 논의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구글, 애플에 연 13조 원 줬다…앙숙 아닌 밀월

미 법무부는 20일(현지 시간) 미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구글이 자사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가 적용된 스마트폰에 구글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미리 설치하는 행위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구글 앱을 삭제하지 못하게 한 것도 문제라고 했다.

구글은 경쟁 관계로 알려진 애플과도 손잡고 자사의 영향력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애플의 브라우저 사파리에 구글 검색 엔진을 제공하는 대가로 연간 최대 120억 달러(약 13조6800억 원)를 지불했다. 미 정부는 2018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협력 방안을 논의한 점, 애플의 고위 인사가 구글 측 인사에게 “한 회사처럼 일하는 게 목표”라는 메시지를 보낸 점도 경쟁을 저해한 행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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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기준 구글의 미국 내 검색 엔진 시장점유율은 컴퓨터에서 82%, 모바일 기기에선 94%에 이른다. 미 정부는 “소비자들은 구글이 미리 제공한 앱과 서비스를 거의 바꾸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는 선택의 자유를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했다.

구글의 켄터 워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성명에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구글 제품을 선택했다”며 “다른 사업자들처럼 구글도 서비스 개선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구글의 기업 분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법무부가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것을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이 패소하면 브라우저인 크롬 또는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분사하라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몇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현재로선 미 정부의 승소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 한국 정부도 구글에 칼 빼들까

이번 소송은 다른 빅테크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불공정행위가 인정되면 미 정부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를 주요 성장전략으로 삼았던 정보기술(IT) 공룡들의 성장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과징금을 부과해 온 유럽연합(EU) 등도 소송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구글의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이 자사 앱 설치를 강제했는지와 함께 구글 결제 시스템을 모든 앱에 강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2011년 구글의 앱 우선 탑재 요구와 관련해 2년여의 조사 끝에 휴대전화 제조사 등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IT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논리는 구글코리아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이번에는 구글에 대한 반독점 제소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국내 시장에서 IT기업의 시장 독점을 둘러싼 논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독점적 사업자로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미 정부의 지적에 대해 “인터넷 쇼핑업체 아마존 등과 경쟁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여겨지는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등은 다른 업종들과의 경쟁을 이유로 독점적 지위가 없다는 입장이다. IT기업 관계자는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IT기업들의 시장 범위와 지배력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
#구글 불공정행위#소비자 선택 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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