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의 소비가 곧 환경운동, 친환경 제품 다룬 '환상마켓'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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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6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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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대 로널드 기어 교수팀이 '사이언스 어드밴스 저널'에 게재한 '플라스틱의 생산과 이용, 운명'에 따르면, 1950년 대부터 2015년까지 인류가 생산한 플라스틱의 총량은 83억 톤에 이르며, 이중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6억 톤에 불과하다. 남은 25억 톤은 사용 중이며, 49억 톤이 방치되고 8억 톤이 소각된다. 약 9%에 불과한 부분만 재활용되는데, 이 추세라면 2050년까지 폐기되는 플라스틱 규모가 120억 톤에 달한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수명. 출처=WWF(세계자연기금)
플라스틱 쓰레기의 수명. 출처=WWF(세계자연기금)

전 세계 정부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규제에 돌입한 이유도, 폐기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식기류와 위생용품, 봉투 같은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고, 미국이나 캐나다도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유럽도 2020년을 전후로 식당에서의 플라스틱 사용에 전면 규제가 시작됐고, 2022년까지 식기류를 비롯한 다양한 일회용 플라스틱 출시가 금지된다. 환경 보호 차원에서 환영할만한 조치긴 하지만,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막는 궁극적인 조치는 못 된다.

환경 보호, 소비자 인식과 소비 과정이 변해야

환경 보호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규제를 통한 억제가 아닌, 수요 주체의 능동적인 태도 변화다. 전 인류 스스로가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소비재를 사용하고, 소비된 자원이 올바르게 순환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폐기해야 한다. 여기에는 친환경 제품 사용이나 재사용, 그리고 재활용 같은 방식도 있지만, 최근에는 업사이클링이 주목받고 있다.

업사이클링(Up Cycling)이란, 낡거나 버려진 물건을 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재창조하는 행위를 말한다. 업사이클링을 통해 폐기 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고, 이렇게 생산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업사이클링을 비롯한 친환경 제품 관련 시장은 환경 보호는 물론 경제적 실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어서 각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시장 성장을 장려하고 있다.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가 ‘지구에게 환심사기’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출처=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가 ‘지구에게 환심사기’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출처=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국내 업사이클링 시장도 정부가 주체적으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환경 보호를 통한 실익은 뚜렷하나, 수익 사업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서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기콘텐츠진흥원과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가 추진하고 있는 '2020 환상마켓(온라인 에코 플리마켓)'사업이다. 2020 환상마켓은 '지구에게 환심사기'라는 콘셉트로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를 위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소비하기 위한 시장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지난 5월 31일 공모를 마감하고, 환경디자인·콘텐츠 분야의 친환경 사업자 40개 팀이 선정된 상태다.

온라인 에코 플리마켓인 ‘2020 환상마켓’ 출처=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온라인 에코 플리마켓인 ‘2020 환상마켓’ 출처=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해당 사업에 선정된 40개 환경디자인·콘텐츠 분야 40개 팀은 '환심상인'으로 명명돼 온라인 에코 플리마켓인 '환상마켓'에서 친환경 제품과 재사용 가능한 제품, 업사이클링 상품 등을 선보이게 된다. 환상마켓은 7월 6일(수)부터 한 달간 '2020 환상마켓'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으며,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개최는 별도로 진행되지 않다.

환상마켓에 진열된 상품의 핵심 주제는 역시 '환경 보호'다. 제품 하나하나가 각자의 방식으로 환경 보호에 힘쓴다. 세제 리필 서비스인 리필리(refeely)의 경우,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세제 리필을 구독할 수 있고, 에코아미가의 갈대빨대는 말 그대로 천연 갈대를 사용해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한다. 스튜디오 구구의 빛물레는 페트(PET)병을 업사이클링해 소품으로 탈바꿈하였고, 일인칭연구소의 네모로 인테리어 블록은 레고처럼 크기와 형태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어 플라스틱 가구가 쉽게 폐기되는 것을 막는다.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싶다면, 가까운 것부터 바꾸라

오늘날의 환경 파괴는 공유지의 비극이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지하자원, 초원, 호수 같은 공동체 모두가 사용해야 할 자원을 시장에 맡겼을 때, 지금 세대가 이를 남용해 자원이 고갈되는 현상을 말한다. 플라스틱 역시 지금 당장의 편리함을 위해 우리가 남용하는 것이지 않은가? 이로 인한 피해와 책임은 우리 다음 세대가 떠안게 된다. 아니, 이미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환경 파괴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다.

환경 보호는 더 이상 특정 국가의 책임이 아닌 인류 전체의 과제다. 일회용품 사용 자제는 물론, 일상생활의 작은 부분부터 친환경 제품,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우리 세대에서 할 수 있는 환경 보호의 첫걸음임을 잊지 말자.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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