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되돌릴 방법 찾았다…한·미 연구진 잇따라 성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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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일 0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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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들이 수년동안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한 치매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뇌세포에 축적돼 치매를 일으키는 베타-아밀로이드는 현재까지 제거하는 치료법이 없다. 고작해야 진행을 느리게 하는 게 최선이다.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 연구진이 거의 동시에 각각의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성과는 이 독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치매 환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획기적인 성과다.

서울대 연구팀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국제 의학저널 셀(Cell)의 자매지인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알츠하이머에서 미세아교세포의 대사재편성을 통한 면역기능회복에 대한 연구논문 기재했다. 하루 전인 27일 미국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 연구진은 베타-아밀로이드 제거 촉진 및 알츠하이머 완화에 관한 논문을 셀에 실었다. 알츠하이머에 관한 새로운 발견들이 하루차이를 두고 발표된 것이다.

두 연구 모두 알츠하이머 유발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미세아교세포의 면역기능 회복에 중점을 두었다. 다만 서울대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 반면,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 팀은 미세아교세포 내 작용기전에 착안했다.

서울대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가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대사과정을 관찰했다. 만성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에 노출된 알츠하이머병 뇌 조직의 미세아교세포는 에너지 생산을 못하는 대사결손 상태에 빠져 면역기능이 비활성화 되는 것을 확인했다.

서울대 연구팀은 대사결손 상태였던 미세아교세포에 감마인터페론(IFN-γ)을 마우스에 처리해 미세아교세포가 대사과정을 회복시키는 변화를 관찰했다. 관찰결과,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포획하는 면역기능이 다시 활성화됐고 인지능력 회복 또한 확인됐다. 감마인터페론은 사이토카인의 일종으로 대사촉진기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사이토카인은 체내면역체계를 이루는 면역인자 중 하나로 세포 간 신호전달 및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 연구진은 뇌와 중추신경계의 주요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l cell)에서 LC3 단백질의 세포내이입 또는 랜도(LANDO)라 명명한 경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연구진은 LANDO가 쥐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 축적을 방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또한 기억력을 포함한 독성 신경염과 신경퇴화로부터 경로가 활성화 되는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브레들리 헤크만(Bradlee Heckmann)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에서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LANDO를 자동세차기와 자동차의 관계에 비유했다. 자동차는 신경독성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축적한 채 세차장(면역세포)에 들어오는 미세아교 세포 수용체다. 그리고 흙이 사라진 후 자동차가 다시 도로로 나오듯이 베타-아밀로이드가 씻겨 나가면 수용체인 자동차는 추가로 베타-아밀로이드를 축적할 수 있는 깨끗한 상태로 돌아간다. 이 작용이 반복되면서 치매물질을 처리한다.

자동 세차기는 자동차를 기계를 통해 이동하는 트랙에 부착해야 세차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LANDO는 여러 개의 단백질이 필요하다. 루비콘(Rubicon), 베클린원(Beclin1), ATG5 및 ATG7은 모두 세포의 자식작용(自食作用)과 연관된 단백질이다. 자식작용은 세포내 불필요하고 원하지 않는 세포 성분을 흡수하여 재활용하거나 외부 침입자를 제거해 세포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이다. 이 단백질들은 발현이 감소함에 따라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베타-아밀로이드가 과다 생산, 축적돼 만들어지며 이것이 신경세포에 쌓여 알츠하이머 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베타 아밀로이드 이론은 수년간 알츠하이머 치료법 개발을 위한 제약사들의 연구대상 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의 잇따른 임상 실패로 기대를 받았던 파이프라인이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3월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중인 아두카누맙이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그 전에는 화이자와 존슨앤존슨이 공동 개발한 바피네주맙, 릴리의 솔라네주맙이 임상 3상에서 실패했으며, 1월에는 로슈의 크레네주맙 역시 임상 3상에서 효과를 인정받지 못해 임상을 중단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이뤄낸 각각의 연구성과가 공개되면서 두 연구팀간 치료제 개발을 위한 경쟁은 더욱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또 두 연구성과가 서로의 결점을 보완하면서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더 빠른 상용화의 길을 열어 갈 가능성도 있다.

묵인희 서울대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본 연구는 뇌 면역세포의 조절을 통한 뇌 환경의 정상화 가능성을 보여주어, 향후 알츠하이머 극복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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