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산엔진 발사성공 ‘값진성과’…‘누리호’ 개발 7부능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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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9일 0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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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4시 발사부터 낙하까지 429초…209km고도까지
75톤급 액체엔진은 핵심기술…내년부터 1단과 3단 연구착수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28일 오후 전남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하늘로 날아가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18.11.28/뉴스1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28일 오후 전남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하늘로 날아가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18.11.28/뉴스1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중인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지난 28일 고도 209㎞까지 날아올라 ‘합격점’을 받았다. 첫 국산 엔진이 시원하게 상공을 뚫고 오르는 모습에 우리나라 우주개발 기술의 독자화가 머지않았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번에 발사에 성공한 시험발사체는 총 3단으로 이뤄진 ‘누리호’ 2단부에 들어갈 75톤급 액체엔진으로, 길이 25.8m, 최대지름 2.6m, 무게 52.1t이다.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으로 오는 2021년 우주로 쏘아올려질 ‘누리호’ 개발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임철호 항공우주연구원장은 “이번 시험발사는 우리 힘으로 개발한 75톤급 액체엔진으로 비행에 성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 75톤급 엔진으로 누리호를 만들면 2021년 누리호 발사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을 통해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올릴 수 있는 3단형 우주발사체 ‘누리호’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2010년부터 이 사업에는 총 1조9572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28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통제동에서 관계자들이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를 발사를지켜보고 있다. (한국우주연구원 제공) 2018.11.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8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통제동에서 관계자들이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를 발사를지켜보고 있다. (한국우주연구원 제공) 2018.11.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특히 75톤급 액체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주요 임무 중 하나였다. 이 기술은 발사체 개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75톤급 액체엔진 기술은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7개국만 가지고 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엔진개발 기술은 발사체 개발 중에서도 핵심 기술로 꼽혀 외국에서는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문제가 생겨도 외국에 물어볼 수도 없어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나로호’(KSLV) 발사에 성공한 바 있지만, 당시 엔진은 러시아에서 가져온 것을 사용했다.

이번 시험발사체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엔진 개발을 위한 기술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했다. 75톤급 액체엔진의 연소불안정 문제를 해결한 것이 가장 큰 업적이다. 추진체가 급속히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파수와 연소실 음향장이 공진을 일으켜 불안정하게 연소가 나타나는 현장인 연소불안정은 1930년대부터 발견됐지만 현재 기술로도 해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우리 연구진은 바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시험발사체는 성공리에 발사됐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만 성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우주로 올라가는 누리호 1단에는 75톤급 액체엔진 4기가 들어가며, 3단에는 7톤급 액체엔진 1기가 들어간다. 이 중에서도 1단에 해당하는 75톤급 액체엔진 묶음(클러스터링)을 하는 작업은 액체엔진 4기가 동일한 출력을 내도록 해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누리호는 시험발사체보다 약 2배나 긴 47.2m다. 최대지름 3.5m, 무게 200t이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28일 오후 전남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하늘로 날아가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18.11.28/뉴스1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28일 오후 전남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하늘로 날아가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18.11.28/뉴스1

이에 연구진들은 누리호 1단과 3단 개발을 위해 2019년 초부터 3단에 대한 시험을 진행하고, 2019년 말부터는 1단에 대한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고정환 본부장은 “누리호는 2021년 발사 예정이며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1단과 3단에 해당하는 연구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 누리호가 차질없이 우주를 향해 올라갈 수 있도록 정부도 꾸준히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국민의 삶과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우주기술 개발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고흥=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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