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언제까지 ‘미세먼지 동굴’ 지하철 이용해야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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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개 도시 지하철 중 작년에 인천의 지하역사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80.9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가장 나빴고 서울이 그 다음이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인천은 측정지점 14곳 중 절반인 7곳이, 서울은 11곳 중 4곳이 연평균 ‘나쁨’(81∼150μg)에 해당됐다. 나머지 광주 대전 대구 부산에서도 연평균 미세먼지 수치가 ‘좋음’(0∼30μg)을 나타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환경부는 550개가 넘는 전국 지하철 역 중 39개 역에 설치된 47개의 자동측정기로 미세먼지를 측정한다. 2013년 국립암센터 등이 서울 지하역사 100곳의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1∼4호선 모두 평균 90μg을 넘어 이번 수치보다 훨씬 나쁘게 나왔다. 환경부 수치가 더 좋게 나온 것은 제한된 측정 방식 덕분일 수 있다.

열차가 진입하는 승강장 앞쪽은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151μg 이상)일 때가 많다. 철로의 마모 등으로 생기거나, 외부에서 유입된 터널 안 미세먼지가 열차가 일으키는 바람에 밀려 한꺼번에 몰려든다. 승객들이 알아서 피하는 방법밖에 없다. 객실의 미세먼지는 터널 안 미세먼지 때문에 역사보다 2배 가까이 높다. 하지만 현재 객실의 미세먼지를 측정해 알려주는 시스템은 운영되지 않는다.

올 3월 서울 미세먼지 농도는 작년보다 25%나 더 높았고 작년에 한 번도 없었던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3차례나 발령됐다. 지하역사 공기는 과거 어느 때보다 악화됐을 것이다. 환경부는 어머니들이 분노하자 이달 초에야 수도권 공공차량 2부제를 강화하는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았다. 이런 환경부가 올해 말 지하역사 미세먼지를 보통(31∼80μg) 범위인 m³당 70μg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달성할지 미덥지 않다. 강력한 지하철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정부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미세먼지 동굴#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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