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멘토와 함께하는 미래 진로 탐구, '산들바람 ICT 지원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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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8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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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탐구는 평생의 숙제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질지, 어떤 직업이 자신에게 적합할지 고민한다. 특히 미래를 가장 많이 고민하는 10대 청소년에게 실질적인 진로 교육은 필수다. 만약 내가 원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멘토로 참여해 직접 강연을 하고, 질의응답까지 한다면 어떨까? 단순히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유익할 것이다. 현재 일선 학교에서는 해당 직업의 전문가가 직접 멘토로 참여해 강연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바로 '산들바람 2016년 농산어촌 ICT 지원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운영사업'이다.

원격영상 진로멘토링은 교육부(장관 이준식)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원장 이용순)이 학생들의 진로 체험을 위해 마련한 교육 사업이다.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멘토가 원격 영상을 통해 자신의 직업을 소개하고,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상세히 알려준다. 다양한 멘토를 섭외해 진행하는 만큼 학생들이 많은 직업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원격 영상을 통해 질의응답도 주고받아 학생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사업은 2013년부터 시작돼 2016년에는 전국 1,900여개 초, 중, 고등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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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전에는 호주에 거주하는 글로벌 멘토로 정의석 사회복지사가 원격 멘토링 수업의 강사로 나섰다. 정의석 사회복지사는 호주 장애인 복지관에서 뇌성마비 환자를 돕는 일을 하고 있으며 다문화, 어린이, 마약 관련 복지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이날 수업에는 서산여자중학교, 진주대곡중학교, 무안청계중학교, 홍천여자고등학교 등 총 4개 학교가 참여했다.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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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업은 학생들에게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흥미를 이끌어냈다. 원격 수업이지만 학생들이 손을 번쩍 들고 발표를 하는 등, 원격으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 보였다. 정의석 멘토는 "한국에서 해외 마케팅 업무를 하다가 호주로 이주했다"고 밝히며,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민을 갈 나라를 선택할 때는 원하는 직업을 고려해 사회복지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는 나라를 찾은 뒤, 가족들의 의사를 반영했다고 전했다.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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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멘토는 호주에서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도 소개했다. 호주 사회복지사 단체에 가입하려면 호주에서 사회복지 관련 학위와 영어 시험 성적이 필요하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정 멘토는 꾸준히 영어 공부를 했고, 호주 사회복지사 대학 과정을 밟기 위해 여기저기 지원서를 냈다. 정 멘토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해외로 떠나기 전에 이러한 것들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 좋다. 해외에서 체류하며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직업을 가질 자격이 되지 않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라고 당부했다. 학업을 마치는 즉시 영주권 또는 취업 비자를 받도록 준비해야 하며, 전공은 영주권과 취업 비자를 받을 만한 비전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실질적인 조언을 건넸다.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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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라는 직업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가 다양한 일을 한다는 것도 소개했다. 정 멘토는 "사회복지사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면 정 멘토는 마약 관련 복지 단체에서 마약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과 상담, 연구 등의 업무를 했다. 요리 수업을 통해 마약 중독자들이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도록 하고, 마약이 아닌 다른 즐거움도 있다는 것을 일깨우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 역시 사회복지사가 하는 일임을 소개해, 학생들이 생각의 폭을 넓히도록 도왔다. 정 멘토는 현지에서 활동한 사진을 함께 제시해 학생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정 멘토는 해외에서 생활할 때 좋은 점과 힘든 점도 소개했다. 해외 취업의 장점은 좀 더 넓은 곳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직업의 귀천이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언어 구사력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적응하기 힘들 수 있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멘토가 설명을 한 이후에는 사회자가 한번 더 내용을 요약해 말해주어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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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질의응답 시간. 최근 많은 젊은이들이 해외 취업을 바라는 만큼, 학생들의 질문도 줄을 이었다. 학생들은 해외 거주 시 인종 차별의 문제, 사회복지사로서 인상 깊었던 일,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인물 등 현실적인 질문을 던졌다. 수업 시간에 비해 질문이 많아 아쉬움이 남았을 정도였다. 정 멘토는 해외 취업은 여행이 아닌 직업을 준비하는 것이며,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나라에 거주하든지 전문성의 수준이 동일하다면 자국민을 고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직업군에 따라 한국에서 미리 공부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해외에 나가서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먼저 알아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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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분간의 수업을 마친 뒤에는 수업을 마친 뒤, 사회자와 정 멘토는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나눴다. 원격 진로 멘토링 사업은 수업이 끝난 뒤 항상 멘토와 피드백을 한다. 정의석 사회복지사처럼 글로벌 멘토의 경우 원격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평소에는 영상 촬영 현장에서 즉시 피드백을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산들바람 진로멘토링 홈페이지에서 자료 영상과 수업 신청을 하고, 질문과 후기를 남길 수도 있다. 이를 이용해 학생들이 수업 시간 내 못다한 질문과 궁금증을 해소하도록 했다.

이번 원격 진로 멘토링 수업에 참여한 정의석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 일을 하면서 청소년 복지 일도 하고 싶었다. 때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와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라고 참여 동기를 소개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을 틔워주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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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멘토는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학생들은 많지만, 준비 시 어려움을 겪거나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정 멘토는 "하고 싶은 일을 해내고자 하는 의지와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 저 역시 호주에서 법이 바뀌어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준비한 끝에 정착할 수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정 멘토는 "편법에 혹해서는 안 된다. 해외 생활을 하면서 쉬워 보이는 길을 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편법들은 위험 부담을 안고 가게 된다. 일을 하고 비자를 받을 때 당당하게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정착할 수 있도록,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시스템 안에서 정면돌파 하시길 바란다"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남겼다.

(출처=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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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수업을 진행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강정은 연구원과 만나 원격 진로 멘토링 사업에 대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Q. 멘토님 섭외는 어떻게 하나요?
A: 학생들의 진로탐색에 도움이 될 만한 직업군의 인물을 찾아 연락을 하거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는다. 원격 진로 멘토링의 긍정적 취지를 알고 연락을 먼저 주는 멘토들도 있었다. 2016년 10월 27일 기준 총 246개 분야에서 362명의 멘토가 참여했다.

Q. 얼마나 많은 학교가 참여하고 있나요?

A: 현재 전국에서 1905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초등학교 385곳, 중학교 1386곳, 고등학교 134곳). 2015년에는 1500개교였으며, 사업을 처음 시작한 2013년에는 57개교였다. 사업을 진행할수록 참여하는 학교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Q. 학생들의 만족도는 어떠한가요?
A: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학생들이 질문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시간이 없을 만큼 질문이 늘어났다. 특히 중학생들의 참여가 적극적이다. 질문이 너무 많아서 수업 시간을 늘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출처=IT동아)
(출처=IT동아)

Q. 영상을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실습을 하는 경우도 있나요?
A: 그렇다. 미니어처 수업으로 점토를 준비해 무언가를 만드는 실습도 한 적도 있다. 특수분장사 수업에서는 휴지 등을 이용해 간단한 체험을 하도록 했다. 보드게임 작가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보드게임을 제작했다.

Q. 향후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향후에는 좀 더 좋은 멘토님들이 참여하도록 홍보에 힘쓸 예정이다. 또한, 학교에서 요청사항을 받아서 좀 더 학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소통하고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활동, 사후 활동 등을 마련해두고 있는데, 이 부분 역시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동아닷컴 IT전문 안수영 기자 sy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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