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김기만]획기적 인류 프로젝트 이끄는 韓과학자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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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만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김기만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유엔은 지난해 전 세계 195개국이 동참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으로 지구를 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승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유엔이 차기 사무총장 시대에도 다시 한 번 인류 공동의 문제를 풀어가는 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유엔은 지금까지 지구촌 공영의 길을 모색해 왔지만 복잡한 국제 정세와 이해관계 속에 온 인류가 염원하던 것만큼의 일치와 단결을 이루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인류가 해결해야 하는 공동의 문제 앞에서는 각국이 일치된 합의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11월 발효되는 파리기후협약 역시 마찬가지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이견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큰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전 지구적 기후변화라는 ‘공공의 적’ 앞에 인류 모두가 극한의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세계가 하나로 힘을 모은 사례는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초대형 국제협력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ITER는 에너지 고갈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목표로 한다.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은 연료가 풍부하고, 온실가스의 발생이 없으며, 사고의 위험이 없어 꿈의 에너지원으로 불린다. 

 참여국들은 인류의 에너지 해결책이 될 수 있는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 기술과 자본, 인력을 모으고, 사업의 성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 인류 역사적 프로젝트에서 더욱 놀라운 것은 ITER 프로젝트의 주요 리더들이 우리나라 연구자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핵융합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불과 20년 남짓 짧은 시간 동안 현재 세계를 견인하는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당시에는 못 오를 나무로 보였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를 국내 기술로 완성해 세계를 놀라게 하고, 2008년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후 KSTAR는 매년 세계 최고 기록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해 ITER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쳐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진다. 갓 스무 살이 된 청년의 패기로 인류 에너지 문제 해결 전선에 있는 한국 핵융합 연구자들. 이들은 분명 ITER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핵융합에너지라는 현실적 인류 문제 해결의 주인공이 되리라 믿는다.

김기만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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