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16] '공동소유'는 넣지 마라니까! 사례로 본 게임법령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27일 2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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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막을 올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6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게임법령 리뷰 강연이 진행됐다. NDC를 대표하는 인기 강연에서 장수 강연으로 거듭난 게임법령 리뷰 강연에는 넥슨 이홍우 법무실 실장, 김관중 IP팀 팀장, 이원 프로젝트 A1 게임라이터가 강연자로 나섰다.

NDC 2016 게임법령 리뷰 강연 (사진=게임동아)
NDC 2016 게임법령 리뷰 강연 (사진=게임동아)

다소 어렵게 느낄 수도 있는 법과 관련된 내용을 유쾌한 강연을 풀어낸 세 강연자는 각각 법률가, 게이머, 개발자의 입장에서 킹과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의 법적 분쟁, 'line.co.kr' 도메인을 두고 펼쳐진 분쟁, 정부의 게임 규제와 대응, 와이디온라인과 T3엔터테인먼트간의 분쟁으로 보는 게임 DB와 저작권 등 각종 사례를 예로 들어 게임과 관련된 법률을 재치 있게 풀어냈다. 특히 사례를 설명하기에 앞서 세션 내용은 회사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다며 선서를 진행하는 등의 퍼포먼스로 청중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지난 NDC 2015에서 이야기를 했었던 킹과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의 소송이다. 킹은 지난 2014년 9월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의 포레스트 매니아가 자사의 팜 히어로 사가의 저작권을 침해했고, 이는 부정 경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소송했다. 결과는 킹의 1심 승리. 법원은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에 포레스트 매니아의 서비스 중단과 킹이 손해배상을 청구한 금액의 90%에 해당하는 11억 6,800만 원 배상, 4월 1일부터 서비스 중단까지 매월 8,300여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표절시비가 저작권 침해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킹이 승소한 것이다.

NDC 2016 게임법령 리뷰 강연 (사진=게임동아)
NDC 2016 게임법령 리뷰 강연 (사진=게임동아)

이에 해당 판결이 게임에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는 기념비적인 순간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사실 킹이 주장한 저작권 침해는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에서 인정한 것은 부정경쟁행위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며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한 명시가 되어있다. 법원은 이 조항에 따라 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과거에는 이른바 '짝퉁상품'에 대한 규제법으로 인식됐으나 지금은 차차 지적재산권의 영역 적용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다만 세 명의 강연자는 킹과 아보카도 엔터테인먼트의 소송이 아직 1심 판결에 불과하고 3심인 대법원까지 갔을 때 나오는 판례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강연자는 이어서 도메인 분쟁에 대해서 다뤘다. 'line.co.kr'이라는 개인이 등록한 도메인을 라인이 분쟁 조정을 요청해 도메인 이전 등의 조정을 요구한 사건이다. 라인은 인터넷주소분쟁조정위원회에 도메인 말소 분쟁조정 신청을 했으며, 도메인 말소가 결정됐다. 이에 'line.co.kr' 도메인을 보유했던 차선도색 관련 업자는 라인의 상표권 등록이 도메인 등록보다 늦었고, 라인은 보통 명사이며, 부족한 상표권을 내세워 도메인을 손에 넣으려 한다며 도메인 말소 의무가 없다며 민사 소송에 나섰다. 하지만, 소송에서 법원은 라인의 편을 들어줬으며, 보통명사라고 해도 피고 이외 제삼자가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보기 어렵고, 라인 관련 상표권을 모두 취득한 것과 모바일 메신저로 식별표지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졌다는 것을 꼽았다.

NDC 2016 게임법령 리뷰 강연 (사진=게임동아)
NDC 2016 게임법령 리뷰 강연 (사진=게임동아)

아울러 세 명의 강연자는 인터넷 주소자원에 관한 법률에 부당한 목적으로 도메인 이름을 등록, 보유,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고, 인터넷 도메인은 준공공재에 해당하는 만큼 거래가 불가능한데 도메인 등록자가 미화 10만 달러 요구, 해당 도메인을 경쟁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에 연결하는 등의 부정사용행위로 포착되는 증거가 있어 등록자가 더욱 몰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정한 목적으로 보이는 행위만 안 했어도 위로금 정도는 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다만 도메인 거래는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소송을 거는 법정 비용보다 작은 선에서 마무리됐을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해당 분쟁의 경우에는 상표권과 도메인 사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상표권은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각 국가별로 등록해야 하며, 게임회사의 경우에는 출원해야 하는 상표권을 NICE분류를 확인해야한다. 만약 정당한 상표권을 보유했다면, 도메인 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에는 법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NDC 2016 게임법령 리뷰 강연 (사진=게임동아)
NDC 2016 게임법령 리뷰 강연 (사진=게임동아)

강연을 통해서는 정부의 게임 규제와 대응 관련 내용도 다뤄졌다. 세 강연자는 게임은 여전히 정치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이며, 다각적인 규제와 육성 방안이 18대에 이어 19대 국회에서도 나왔으나 곧 자동 폐기될 예정이라며, 앞으로 셧다운제 등의 게임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낙관은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뜨거운 감자는 확률형 아이템 공개로 그동안은 정부와 국회 그리고 개발사와 게이머가 서로 의견을 충돌하는 세력이었다면,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와 같은 법안은 게이머와 게임업계가 서로 대립하게 되는 법안이라며, 업계와 게이머를 서로 대립하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한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강연은 DB와 관련된 저작권 문제, 즉 T3 엔터테인먼트와 와이디온라인의 분쟁 사례로 분석으로 마무리됐다. T3엔터테인먼트와 와이디온라인간의 온라인게임 오디션 퍼블리싱 계약이 종료가 다가오면서 T3는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통보하며 DB 이관을 요구했고, 이에 와이디온라인은 일방적인 계약 종료와 DB 이전 요구는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한 사건이다.

세 강연자는 앞서 2012년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를 다룬 적이 있다며 당시에도 공동 소유는 넣지 말라고 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서에 명확하게 소유자를 명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디션의 경우 2006년부터 서비스를 이어온 장수 게임이고 게임업계에서 DB 관련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작성된 계약서로 DB가 T3엔터테인먼트와 와이디온라인의 공동소유라는 복잡한 문제를 일으키는 단어로 구성돼 해당 문제가 발생한 경우라 설명했다. 절대 계약서에는 공동소유라는 문제를 야기하는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NDC 2016 게임법령 리뷰 강연 (사진=게임동아)
NDC 2016 게임법령 리뷰 강연 (사진=게임동아)

아울러 저작권법에서 DB는 일반적으로 창작물로 인정하지 않지만, DB의 권리를 인정한다고 설명을 이었다. 인적이나 물적으로 상당한 투자를 하고, 제작, 소재 갱신, 검증 또는 보충에 노력을 기울인 DB 제작자를 인정해 DB의 복제, 배포, 방송, 전송권을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DB가 거래 대상이 맞다는 애기다. 강연자들은 모바일게임의 경우에 퍼블리셔와 개발사 모델이 더 강하게 정차되어 있기 때문에 모바일게임의 수명이 점점 길어진다면 앞으로 이러한 분쟁 사례가 또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내다보며 강연을 마쳤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광민 기자 jgm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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