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에 획기적 효과? 국내 연구진 ‘췌장베타세포’ 분화효율 향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12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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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김종훈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 김동성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
(왼쪽부터)김종훈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 김동성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
국내 연구진이 미세한 구멍이 뚫린 표면을 이용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베타세포’를 잘 분화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김종훈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팀은 김동성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체내 환경을 모사한 나노 구조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췌장베타세포로 분화시키는 효율을 4배 높일 수 있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구멍의 크기가 다양한 나노 표면을 만든 뒤 그 위에서 줄기세포가 췌장베타세포로 분화하는 효율을 관찰했다. 그 결과 구멍의 크기가 2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일 때 분화 효율 31%로 분화가 가장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평한 일반접시에서 분화시킬 때 7%였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높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포옹 등 스킨십을 하면 특정 호르몬(도파민)이 분비돼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것처럼 세포도 외부의 자극에 대해 화학적 신호 변화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세포가 작은 구멍이 많은 나노 구조를 만날 때 발생한 자극 때문에 세포 내부에서 ‘TAZ’ 인자의 발현이 줄고 연쇄적으로 ‘PDX1’이라는 인자가 증가해 췌장세포로 분화가 잘 일어난다는 신호 전달 메커니즘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종훈 교수는 “물리적인 구조를 바꿔 줄기세포가 잘 분화되게 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의 분화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만큼 치료 비용을 낮춰 당뇨병 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ACS 나노’ 지난달 22일자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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