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겁내지 마세요, 인공관절은 편한 벗이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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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인공관절 수술비 지원
노인 인구 증가하며 근골격 질환 늘어 상당수 무릎퇴행성관절염 고통
통증 심하면 인공관절수술 필수, ‘무릎관절염 수술 지원사업’ 챙기길

상당수 노인은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겪으면서도 치료 받기를 꺼린다.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600만∼700만 원이나 하는 비용 때문이다. 동아일보DB
상당수 노인은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겪으면서도 치료 받기를 꺼린다.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600만∼700만 원이나 하는 비용 때문이다. 동아일보DB

식당일로 바쁜 딸을 대신해 네 살짜리 손자를 돌보고 있는 김모 씨(70). 그는 하루 종일 울고 보채는 아이를 업고 달래느라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 지난해부터 허리와 무릎 통증에 시달려왔는데, 최근에는 무릎을 꿇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통증 완화에 좋다는 찜질도 하고 파스도 붙였지만 그때만 효과가 있었고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만약 수술이라도 하게 되면 손자 보는 걸 하지 못할까 두려워 병만 키웠다. 결국 극심한 통증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 돼 병원을 찾았다가 무릎 연골이 모두 닳아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5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670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1%다. 10년 전(2005년)보다 약 200만 명 늘었다. 2060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의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 근골격계 질환도 같이 늘어난다. 특히 무릎은 하루에도 수백 번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노년기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김 씨처럼 노년에 육아의 짐을 지는 경우 무릎 사용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무릎 질환 역시 많아지고 심해진다.

하지만 상당수 노인은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겪으면서도 막상 치료 받기를 꺼린다. 첫 번째 이유는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위험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 수술은 정식 명칭은 ‘인공관절 전치환술’인데, 특수 제작된 인공관절을 삽입해 관절의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치료법이다. 퇴행성관절염, 류머티스관절염, 외상 등으로 인해 관절 연골이 손상돼 관절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 때 선택한다. 수술에 따르는 통증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지만 두려워할 정도는 아니고, 위험하지도 않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무릎이 아파 제대로 걷기가 힘들고 진통제로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아 밤잠까지 설치는 말기 무릎 관절염 환자라면 인공관절 수술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이 수술은 1년에 10만 건 정도 이뤄진다. 그만큼 수술 효과와 환자 만족도가 높다. 또 물렁뼈의 변형으로 다리를 구부리는 것이 힘든 경우 수술을 통해 운동범위를 회복해줌으로써 자유로운 일상생활도 가능해진다. 수술 후 무릎을 제대로 굽히지 못할까 봐 걱정이 돼 수술을 피하는 환자도 있는데, 개인의 관절을 정확히 측정해서 가장 적합하게 디자인된 인공관절을 사용하므로 무릎의 구부림이 오히려 향상된다.
최근 인공관절 수술은 컴퓨터를 통해 뼈의 두께와 위치 등을 미리 예측해 정확한 각도로 수술하는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이나 근육과 
인대 손상을 최소화하는 최소절개술이 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뿐 아니라 출혈과 통증을 최소화해준다. 
동아일보DB
최근 인공관절 수술은 컴퓨터를 통해 뼈의 두께와 위치 등을 미리 예측해 정확한 각도로 수술하는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이나 근육과 인대 손상을 최소화하는 최소절개술이 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뿐 아니라 출혈과 통증을 최소화해준다. 동아일보DB

특히 최근엔 컴퓨터를 통해 뼈의 두께와 위치 등을 미리 예측해 정확한 각도로 수술하는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이나 근육과 인대 손상을 최소화하는 최소절개술을 통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출혈과 통증을 최소화해준다. 수술 뒤 회복도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이에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20년 전만해도 인공관절 수술의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병원에서 95% 이상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며 “최근 미국에서는 1년에 100만 명이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정도로 보편화됐다”고 설명했다.

인공관절 수술을 주저하는 두 번째 이유는 경제적 문제다.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개인 부담금이 무릎 한 곳당 250만∼300만 원에 이르기 때문. 양쪽 무릎을 인공관절로 바꿔야 한다면 수술비와 수술 후 물리치료비, 2∼3주의 입원비, 간병비 등을 포함하면 600만∼700만 원 정도 든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이 수술을 할 수 없는 이유다.

올해로 5년째 ‘노인 무릎관절염 수술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한노인회는 2월 노인의료나눔재단을 출범시켜 노인의 권익 신장과 복지 향상을 위해 본격적으로 의료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802명(1081건)이 무릎 수술을 받았다. 입원비는 물론이고 입원 기간 동안의 간병비까지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후원을 진행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퇴행성 관절염 노인 환자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나병기 노인의료나눔재단 상임이사는 “이 사업은 지난 4년간 무릎관절염 수술에 총 6억1176만 원을 지원하면서 무릎 관절염을 앓는 노인 환자의 큰 호응을 받았다”며 “올해엔 보건복지부로부터 수술비 지원까지 받게 돼, 지금 신청하면 올해 안에 인공관절수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가족이나 이웃, 담당 사회복지사의 대리 신청도 가능하다. 신청 및 문의 노인의료나눔재단 1661-6595.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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