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국가경쟁력 갉아먹는 ‘MS 윈도’ 과잉 의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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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도서출판 대치’ 대표
박영준 ‘도서출판 대치’ 대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10 사용을 당분간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국내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종종 발견되는 팝업 안내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 운영체제에 대한 우리의 높은 의존도를 보여주는 문구라고 할 수 있다. MS사는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흥망성쇠를 겪을 수밖에 없는 하나의 기업이다.

얼마 전 MS사가 윈도XP의 일반적인 지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물론 기업들 지원은 몇 년간 연장하기는 했다. 그래도 국내 기업들에는 충격이 컸다. 대부분 금융기관의 현금인출기 운영체제가 XP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윈도라는 하나의 운영체제에 의존도가 높은 것은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이미 윈도, 특히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는 공인 인증 시스템을 비롯한 인증 시스템의 영향으로 윈도의 또 다른 변종이 돼 있다.

필자가 아는 바로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아마존은 운영체제로 윈도가 아닌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다. 구글도 내부적으로는 리눅스를 사용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 정부도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출판사 운영을 위해 소액의 컴퓨터 부품들을 아마존이나 이베이를 통해 구입한다. 물품을 구입할 때 이 사이트들이 확인하는 것은 배송받을 주소지, 비용 청구 주소지, 신용카드 번호, 페이팔의 아이디, 페이팔의 암호이다. 어떤 때에는 페이팔 아이디와 암호 확인은 생략되기도 한다. 공인인증서는 없다.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이 한국 물품을 사기 힘든 것은 한마디로 ‘무역 장벽’이다. 그것도 우리가 만든 ‘무역 장벽’이다. 우리가 변종이 돼 버린 윈도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긴 ‘장벽’이다.

이 글을 쓰는 데 사용한 PC의 주요 부품인 메인보드는 1999년에 생산됐다. 그러나 리눅스 슬랙웨어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쓰고 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의 주문과 결제도 쉽게 한다. 하지만 국내 인터넷뱅킹 또는 인터넷쇼핑 등을 할 때는 다른 PC로 윈도 익스플로러의 인증 시스템 정글로 들어가야 한다. 리눅스는 구형 PC에서도 잘 작동하므로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한 기업의 운영체제에 너무 의존하지 않을 때 국가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박영준 ‘도서출판 대치’ 대표
#국가경쟁력#ms 윈도#과잉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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