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배터리-마이크 필요없는 인공 달팽이관 핵심소자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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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 달팽이관(와우)의 핵심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전자부품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청각장애인들이 이비인후과에서 이식받는 '인공와우'의 성능을 크게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자연모사연구실 허신 책임연구원팀은 인공와우의 핵심소자인 '생체모사 무전원 인공기저막 소자'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소자를 이용해 인공와우를 제작하면 기존 인공와우처럼 귀 외부에 구멍을 뚫고 소형 마이크를 이식할 필요가 없어지며, 별도의 배터리를 연결할 필요도 없어 삶의 질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와 마이크가 필요 없는 인공와우 소자를 개발한 건 이번이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 소자를 개발하기 위해 초소형 전자부품을 사용해 와우 속에서 소리의 높낮이를 분리해 주는 '유모세포'의 기능을 흉내 냈다. 귀로 들어온 소리를 높낮이에 따라 분리한 것이다. 이렇게 생긴 신호를 '압전소자'라고 불리는, 소리의 압력을 전기신호로 바꿀 수 있는 전자소자를 사용해 청각신경을 자극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존 인공와우와 달리 음의 높낮이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인체에 적합한 티타늄 소재를 사용해 체내 이식도 가능하다.

이렇게 만든 인공와우는 주파수대역 100Hz~5000Hz에서 6채널로 주파수를 분리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 대부분을 재현할 수 있다. 인체에 적합한 티타늄 소재를 사용해 체내 이식도 가능하다.

허신 연구원은 "우리나라 난청 환자는 인구 1000명당 4.4명이나 된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능은 체내이식형 인공와우는 물론 수중 음향센서, 특수용 음향분석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저널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2014년 11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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