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한국형 첨단 의료기기 개발, 우리 병원이 선도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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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미래 성장동력 의료산업 육성 지원
산업부서 대형 국책과제 수주… 연구개발·임상·제품개발 컨설팅

김영훈 고려대 안암병원장(가운데)과 연구책임자 선경 교수(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주요 연구진이 9월 25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의료기기 R&BD 지정병원’ 현판 수여식 및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김영훈 고려대 안암병원장(가운데)과 연구책임자 선경 교수(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주요 연구진이 9월 25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의료기기 R&BD 지정병원’ 현판 수여식 및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이 첨단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세계적인 중심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병원-기업 상시연계형 의료기기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는 대형 국책과제를 수주했다. 의료기기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의료기술은 국가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분야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정부의 의료기술 지원 사업을 돕는 병원으로 선정됐다.

향후 정부로부터 5년간 60억여 원의 연구지원금을 받게 된다. 정부가 의료기기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내 최고 연구 및 임상 역량을 자랑하는 고려대 안암병원과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 사업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병원과 기업이 의료기기 개발 착수 단계에서부터 긴밀하게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안암병원에 대한 정부 지원은 한국형 의료기기 개발의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고려대 안암병원은 산업부와 협약을 맺고 연구개발 아이디어와 임상시험, 제품 개발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기업 측은 시제품 제작과 사업화, 마케팅 등을 맡는다. 내년 상반기에는 공동 연구개발실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선경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연구팀과 함께 신기술을 접목한 의료기기 개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 선경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연구팀과 함께 신기술을 접목한 의료기기 개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의료기기 개발 산업의 선두주자로 발돋움

의료기기 개발 산업은 ‘의료기기 개발 기술을 선진화해 국민 복지를 증진시키고 국부를 창출 한다’는 모토 아래 지난 10여 년 동안 다양한 사업을 통해 연 100억 원 이상 지원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그 성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병원과 의료기기 생산 기업 간의 소통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안했다. 바로 MD(의학박사)-PhD(자연과학박사) 커플링 시스템, 의료 현장-의료기기 개발실 간 쌍방 네트워크, 대규모 임상 데이터 뱅크 구축, 공동구매 방식의 임상 및 전임상,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인증 평가 지원 시스템 등이다.

병원은 이 같은 5대 핵심전략을 통해 연구개발(R&D)과 산업화 간의 연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선경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MD와 PhD가 함께 아이디어 회의에서부터 연구, 개발에 이르기까지 상호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현장 중심적이고 개방적인 R&D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소통하는 구조는 앞으로 환자 중심의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기술 개발의 핵심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이를 위해 400여 평 규모의 플랫폼 공간과 대규모 임상 데이터 뱅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의료기기 개발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각종 특수 상황에서도 진료 현장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게 하기 위해서다. 보다 정확하고 빠른 진단,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병원은 개발된 의료기술이 바로 사업화돼 임상에 적용될 수 있도록 임상시험 및 전임상도 정기적으로 수행한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하도록 개발 단계에서 CE(유럽연합 제품 안전마크)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되는 서류 작성을 지원하고, 최종적으로 인증평가에 필요한 다양한 임상 및 전임상 자료를 지원하는 등 제도적인 보완책도 강화할 예정이다.

타 병원들과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

고려대 안암병원은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 구로, 안산병원을 중심으로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원자력병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유관기관 및 연구소를 비롯해 바이오벤처 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선경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초기 국가 지원을 통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강력한 의료기기 개발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중장기 발전계획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안암병원은 홍릉을 중심으로 한 서울 강북 의료바이오 클러스터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축적된 임상 및 기초연구 등 중개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신약, 의료기기 등 긴밀한 산학연관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은 국가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 축으로 연구개발비를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등 ‘의료산업화를 선도하는 연구중심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6월에는 의료계 최초로 자체 의료기술지주회사를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로 설립했으며 특허 확보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방어 전략도 챙기는 등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측은 “이 같은 투자를 통한 성과는 다시 환자 치료와 병원 발전에 보태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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