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난청 어르신 보청기 착용하니 자신감 ‘쑥’, 치매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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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이 노인성 난청을 앓고 있는 환자의 귀를 진찰하고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김성근 원장이 노인성 난청을 앓고 있는 환자의 귀를 진찰하고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자신이 운영하던 중소기업을 5년 전 아들에게 물려주고 사회봉사를 하는 김모 씨(73)는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말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지 않았다. 대화를 하던 도중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재차 물어볼 때가 많았고 성당에서도 신부님의 강론을 정확히 듣지 못했다.

김 씨는 가족들의 권유로 보청기 전문점에서 보청기를 구입해 한쪽만 착용해 봤지만 소음이 많은 곳이나 공간이 넓은 곳에서는 사람들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특히 보청기에서도 종종 소음이 일어나 귀를 괴롭히는 바람에 지금은 아예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어느 날 아내는 TV를 보던 김 씨에게 “소리 좀 줄여 달라. 너무 시끄럽다”고 말했다. 자신의 난청 증세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던 김 씨는 이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의기소침해진 김 씨는 이후 아내와 떨어져 홀로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본인의 말을 고집할 때가 많아졌다.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땐 상대방을 의심하는 성향까지 생겨 결국 사회봉사활동도 그만둬야 했다.

김 씨와 같이 노인성 난청 증세가 있는 사람들은 의사와 적극적으로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김 씨 역시 김성근이비인후과를 통해 노인성 난청 증세를 이겨냈다. 김성근이비인후과에서는 자세한 상담을 통해 보청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김 씨의 증세에 딱 맞는 보청기를 소개해줬다. 제 성능을 발휘하는 보청기를 착용한 뒤 김 씨는 난청 증세가 상당 부분 호전됐고, 자신감도 되찾았다. 대인관계 역시 예전으로 돌아와 올해 초부터는 다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4명 가운데 1명이 난청 증세를 겪고 있다. 김 씨처럼 노인성 난청을 겪으면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대인관계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노인성 난청 증세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청각 클리닉에서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성 난청으로 보청기를 착용한 환자 중 난청으로 인한 우울증이나 인지장애가 의심되는 84명을 대상으로 3개월 뒤 시행한 우울증테스트 결과 사고와 감정, 활동 및 대인관계, 신체적증후에서 모두 현격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여러 논문에서도 보청기를 사용한 사람이 사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기능이 개선됐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특히 보청기를 사용하면서 소리가 뇌를 계속 자극하게 돼 인지력과 기억력이 높아지고, 청력이 더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교정해주는 효과도 여러 논문에서 입증된 바 있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청기를 사용할 경우 치매 발생 확률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생활을 성공적으로 보내려면 왕성한 사회활동이 필수다. 그러나 청력이 떨어지게 되면 사회활동에 장애가 생기고, 사회활동이 어려워지면 소외감과 고독감이 심해져 노인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김성근 원장은 “소리가 잘 안 들린다 싶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며 “조기에 보청기를 차면 청력이 더 나빠지는 것도 막고, 가족 친구들과도 긴밀한 유대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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