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 걸리던 1GB 동영상 달→지구 전송, 레이저로 5분 만에 보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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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신기술 시연 성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1GB(기가바이트) 용량의 데이터를 5분 안에 전송할 수 있는 레이저 광통신 기반의 우주통신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1GB(기가바이트) 용량의 데이터를 5분 안에 전송할 수 있는 레이저 광통신 기반의 우주통신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NASA 제공
1GB(기가바이트) 용량의 일반 화질 영화 한 편을 달에서 지구로 전송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현재 일반적으로 쓰이는 무선주파수(RF) 기반 우주통신기술로는 수일이 걸린다. 거북이처럼 느린 데이터 전송 속도는 우주탐사활동의 걸림돌 중 하나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GB 용량의 데이터를 달에서 지구까지 5분 내에 전송할 수 있는 레이저 통신 기술을 30일 동안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2020년 달 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눈여겨봐야 할 기술이다.

NASA는 지난해 ‘달 레이저 통신 시연(LLCD)’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LLCD에 활용된 NASA의 달 탐사선 ‘LADEE’는 25만 마일(약 40만 km) 떨어진 지구 관측소까지 초당 최대 662MB(메가바이트)의 데이터를 레이저 통신 기술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돈 콘월 연구원은 “이번 시연은 1회 통신하는 데 40MB로 제한된 기존의 통신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NASA가 우주통신기술의 패러다임을 레이저 통신 기반으로 전환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NASA가 이처럼 우주통신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우주에서 보내오는 실험 및 관측 데이터 용량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탐사활동이 다양해지고 기간도 길어져, 데이터 용량은 커지는데 통신기술이 뒷받침되지 못해 효율이 떨어졌던 것. 이번 LLCD 프로젝트에서는 레이저 기반 데이터 통신의 속도뿐만 아니라 신뢰성 검증도 함께 했다. 30일 동안 시연 결과, 지상 관측소 기준으로 달이 수평선 아래에 있을 때나 바람 또는 대기 돌풍이 발생할 때 등 다양한 통신 방해 조건에서도 성공적인 데이터 전송이 이뤄졌다.

휴대전화가 이동 중에도 끊기지 않는 것은 신호 전송 기지국이 자연스럽게 변경되기 때문인데 레이저 데이터 통신 채널도 한 관측소에서 다른 관측소로 끊기지 않고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활용된 레이저 통신 기술은 우리가 흔히 쓰는 광통신 기술을 우주로 확장한 것이다. 흔히 접하는 광통신은 TV 리모컨이나 무선 게임 컨트롤에 쓰이는 적외선 통신인데, NASA가 활용한 레이저 광통신은 이보다 파장이 더 짧은 적외선 부근 전자기 스펙트럼의 광자를 이용했다.

레이저 광통신은 기존 무선 주파수 통신에 이용되는 주파수에 비해 파장이 1만 배나 짧기 때문에 지상 관측소의 통신장비나 안테나를 크게 만들지 않아도 된다. 위성이나 탐사선의 통신장비 크기나 무게도 줄일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이라는 뜻이다.

콘월 연구원은 “이번에 시연한 레이저 광통신 기술은 우주와의 데이터 통신을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기존 통신기술과 장비를 서서히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min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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