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지각 - 빙하 - 운석연구 뛰어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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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세종기지 이어 ‘장보고과학기지’ 14년 3월 완공

남극 세종기지 이어 ‘장보고과학기지’ 내년 3월 완공
우주에서 날아오는 운석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곳은 어딜까.

바로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아 운석이 있는 그대로 보존될 수 있는 남극이다. 전 세계 운석의 80%가 남극에서 발견되지만 우리나라가 발견한 것은 1%도 안 된다. 관련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기지가 남극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킹조지 섬에 세종과학기지가 있지만 연안 환경조사나 해양생태계 연구 중심이어서 우주 환경과 물질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인 운석 연구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6개월 뒤면 남극 내륙의 생태계나 빙하 연구, 운석 연구 등 천연자원의 보고라는 남극의 속살을 깊숙이 탐사할 수 있게 된다.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장보고과학기지’ 월동대원으로 활동할 연구자 모집이 지난달 마감됐다. 선발되는 월동대원들은 해양, 생물, 우주과학 등 11개 분야 전문가 17명으로, 이 중 일부는 내년 1월부터 장보고과학기지에 우선 투입된다.

장보고과학기지는 남극대륙 로스 해 연안 테라노바 만 인근에 건설하고 있는 우리나라 두 번째 남극기지다. 내년 1월 ‘제1기’ 월동대원이 투입되면 우리나라는 남극에서 2개 이상의 기지를 운영하는 16번째 국가가 된다.

세종과학기지만으로는 남극 대륙의 생태계나 빙하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기후 변화와 빙하, 우주 개발 및 극지 자원 연구를 위한 세계 각국의 ‘남극 러시’에 대응하는 남극 대륙 기지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 결과가 장보고과학기지다.

극지연구소 이종익 극지지구시스템연구부장은 “지구상에서 가장 춥고 건조한 남극 대륙은 달 표면과 가장 유사한 환경”이라며 “기지가 세워지면 운석 확보뿐만 아니라 운석 분석을 통해 우주 개발 계획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극 빙하 연구도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장보고과학기지 앞 로스 해에 떠 있는 빙붕과 대륙이 맞닿는 부분의 생태계 연구와 지열에너지 연구, 빙하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는 빙진(icequake) 연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극지연 김지희 박사는 “세종기지는 섬에 위치한 특성을 살려 해양, 기후, 연안환경 등의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장보고기지는 대륙 탐사와 빙하 연구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준범·이윤선 동아사이언스 기자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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