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13]그 곳에서 만난 개발자 이야기 – LocoMotive Labs 이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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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21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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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6월 10일(현지 시각)부터 14일까지 진행한 '애플 세계개발자 회의 2013(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2013, 이하 WWDC 2013)'은 신제품 발표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전세계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운영체제를 소개하는 것이다. 이는 자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양을늘리고, 질을향상시키기 위한 출발선은 개발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가 등을 돌린다면, 아무리 좋은 운영체제일지라도 무용지물. 이에 WWDC 2013에 참가한 개발자를 만나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앱을 만드는지, 앞으로 바라보는 바는 무엇인지 등 이야기를 들어봤다.

WWDC 2013 둘째 날 만난 개발자 중 로코모티브 랩스(LocoMotiv Labs, 이하 로코모티브)의 이수인 공동 창업자가 있었다.남편 이건호씨와 함께 회사를 설립했으며,최근 자폐 아동용 이야기책 제작 앱 ‘Kids in Story’를 출시했다.그는 로코모티브를 설립하기에 앞서 ‘인지니(Injini)’라는 프로젝트를 주도해아동 발달 게임, AAC, Write My Name 등 지적 장애인 지원용 아이패드 앱을 개발해 여러 상을 수상한 바 있다.인지니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에는 12년 간 비디오게임 업계에서 미술 담당,게임 디자이너,기업 전략 전문가로 활동했다.


미국 사회가 바라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WWDC 2013이 열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웨스트 옆에서 만난 이수인씨는 평범한 인상의 여성이었다.그를 만나기 전 개발자,게임 디자이너,기업 전략가 등의 이미지와는 달랐다.어디서든지 만날 수 있는 그런 편안한 아줌마(?)에 가까웠다.

편안한 장소로 옮겨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으로 건너온 지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아동을 위한 교육용 앱을 개발 중이다.게임의 사회적 역할 즉, ‘게임을 어떻게 교육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주로 게임 업계에서 많이 일했다”라며, “현재 미국에서 공부가 어려운 아이들,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 앱을 개발하고 있다.얼마 전,자폐아들이 선생님 또는 엄마와 함께 동화책(Story Book)을 만드는 앱을 선보였으며,지금은 6~8세 정도의 아이의 공부를 돕는 앱을 만들고 있다”라고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그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교육 앱 시장의 흐름이 재미있다. 2010년 아이패드가 나오자마자 어린 아이들과 관련된 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3~5살 아이들(Froo School)을 위한 앱이 앱스토어에서 가장 큰 분야를 차지한 것. PC는 최소 6살 이상의 연령대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다.마우스와 키보드라는 입력 도구가 이보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사용방법이 어렵다.마우스 더블클릭하기도 힘든 것이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다”라며, “하지만,아이패드는 12개월 정도만 지난 유아들도 쉽게 사용한다.때문에 장애가 있어 손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화를 나누는 용도나종이카드로 단어, 사물 등을 교육하는 곳에서 많이 사용됐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미국 시장은 아이패드를 장애아 또는 유아들을 위한 교육용 기기로 바라보고 있다.미국은 TV 시청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중 하나다.때문에 이에 대한 부작용이나 교육적 순기능에 대한 논의가 오래 진행 중이다. 영유아의 태블릿PC, 스마트폰 노출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 소아학회가 미디어 시청시간에 대한 권고에 따르면, 2살 미만의 영유아는 TV와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을 가급적 억제하고, 이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는 비폭력적이며 교육적 내용인 내용에 한해 하루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TV뿐만 아니라태블릿PC, 스마트폰도 적용된다.

지난 2011년 전미 유아교육학회(NAEYC)도비슷한 입장을 발표했다.이 단체는 “새로운 기술과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의 새로운 미디어는 앞으로도 우리 옆에 존재할 것이며, 아이들은 그와 함께 살아갈 것이다”라며 어떻게 이 기술과 제품들을 교육적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한다.

이처럼미국은 타블렛PC와 스마트폰을 아동교육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로 바라본다.그리고아이들에게 유해한 앱을 솎아내는데초점을 맞춘다. 부모들이 보는 육아잡지, 각종 컨퍼런스에서 교육용 앱을 소개하며, 특수교육이나 유아교육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앱 리뷰 사이트도 다양하다.


태블릿PC와 교육용 앱,학교에 접목한다

영유아에게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교육 효과가 검증되고 난 후,미국은 태블릿PC와 교육용 앱을 학교에 접목하고 있다.이수인 씨는 “이제 학교로 가는 중이다.아이패드가 나오기 직전인 2008년, 미국 상원에 ‘모든 아이들의 가방에 킨들(Kindle)을’이라는 법안이 제출됐다.미국의 아이들은 한국과 다르게 교과서가 많은데 이를 전자책으로 제공하자는 취지였다.즉,전자책과 전자책리더기를 학교에 제공하겠다는 논의는 예전부터 있었다”라며, “과거에는 중학교,고등학교에 제공하자고 논의가 되었지만,지금은 국민학교에 도입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최근 기사나 포럼 등도 이 선상에서 이뤄진다.어제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아이패드와 관련 교육 앱을 아이들 모두에게 지급했다는 기사가 나왔다.이에 대한 결과 리포트도 나왔다.미국에서는 이를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칵테일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과 다양한 학습 방법을 혼합하는 것)’이라고 한다.아직 초기 단계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블렌디드 러닝과 함께 ‘BYOD(Bring On Your Device)’도 교육 시장에서 접목하려고 노력했다.아이들이 사용하는 태블릿PC의 종류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앱 또는 솔루션을 도입해 교육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것.이수인씨는 “미국은 천천히 움직이지만,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다 도입한다”라고 설명했다.

로코모티브 랩스가 개발한 유아용 앱

이수인씨는 직접 개발한 자사의 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이미 앱스토어에 올린 앱은 ‘Kids In Story’라는 앱.앞서 언급한 동화책을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그 앱이다.그는 직접 가져온 아이패드로 앱을 실행하고 시연했다.사용법은 간단하다.이미 어느 정도 스토리가 짜여있는 동화책이 아이패드 화면에 나타나는데,사진을 아이들이 직접 찍는 것.예를 들어 아이와 아빠가 함께 길을 걸어간다는 내용이 나타나면 아이가 자신과 아빠의 사진을 찍어 동화책에 맞게 조정하는 방식이다.


아이패드와 앱이 일종의 대화 창구가 되는 역할이다.아이들이 직접 알아보고,생각하며,행동하도록 만드는 것.간접 사회 경험에도 도움이 된다.일단 어렵지 않다.아이들의 기준에서 생각하고 제작했다.손이나 발을 잘 움직일 수 없고,상대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자폐아들도 대상으로 한다.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가 기존 PC보다 사용법이 쉽고 편리한 것에 착안한 앱이다.

미국 교육 시스템을 국내 교육 시스템의 바로미터로 보고 모방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오히려 국내 교육 시스템 중에 더 좋은 것도 있는 법.좋은 것은 유지하되 고립되지는 말아야 한다.문제를 고치는 방법은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법이다.

지난 몇 년간 국내 교육 시스템도 스마트 교육을 지향했다.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며,시도도 많았다.과거에 만들었던 전자책 교과서도 상당하다.다만, ‘이를 100% 활용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기는 어려운 것이 실정.일년지계 막여수곡 십년지계 막여수목 백년지계 막여수인이라는 격언이 있다.사람을 기르는 일이 곧 교육이다.좋은 점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면 되지 않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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