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유방재건 어떻게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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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형물 삽입·자가조직 이식으로 아픔 잊고 여성성 찾는다

유방을 절제한 사람도 유방재건술로 ‘여성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윤을식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유방재건 수술을 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유방을 절제한 사람도 유방재건술로 ‘여성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윤을식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유방재건 수술을 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얼마 전 할리우드의 섹시 아이콘 앤젤리나 졸리가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받았다는 ‘유방절제술’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처음에 사람들은 “예방적 차원의 유방절제술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과연 졸리가 양쪽 가슴을 절제하고도 할리우드 최고의 섹시 스타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확산됐다. 예부터 여성의 아름다운 가슴은 여성성(性)을 상징하기 때문.

졸리는 가슴을 절제하기 전, 충분히 대책을 마련해 놓았다. 그는 유방절제술 9주 뒤 ‘유방재건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방재건술은 질병, 사고, 외과 수술로 손상된 유방의 외형을 복원하는 성형외과적 수술을 말한다.

유방재건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술비는 최소한 1000만 원이 넘는다. 그래도 최근 유방재건술 건수가 늘고 있다. 유방을 절제한 유방암 환자들이 재건 수술을 받는 추세다. 양정현 건국대병원 의료원장(외과)은 “과거에는 유방을 절제한 유방암 환자들이 유방을 제거한 후에도 재건을 안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재건수술을 받는다”고 말했다.

유방재건술은 크게 ‘보형물 삽입술’과 ‘자가조직 이식술’로 나뉜다. 보형물 삽입술은 실리콘으로 만든 주머니를 가슴에 삽입해 유방의 모양을 재건하는 방법. 복부나 등에 분포한 지방, 근육 조직이 충분하지 않아 자기 조직을 이식하는 게 어려운 환자들에게 주로 시술된다.

보형물 삽입술의 장점은 수술이 간단하고 회복기간이 짧다는 것. 실리콘으로 만든 조직확장기와 식염수를 가슴에 넣어 피부를 1차 확장한다. 이어 넓어진 그 공간에 실리콘 보형물을 삽입한다. 임상적으로 가슴의 크기가 500g 미만인 환자에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을식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가시적인 효과가 금세 나타나는 점이 이 수술법의 장점이다. 하지만 보형물 주위가 딱딱해지거나 터질 위험이 있고 무엇보다 촉감이 자기 조직을 이식하는 것 보다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조직을 이식할 때는 주로 등이나 배의 살을 떼어낸다. 요즘은 특히 아랫배의 피부와 지방, 혈관을 떼어내 이식하는 방법이 환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보형물이나 등근육(광배근)에 비해 촉감이 훨씬 더 보들보들하고 지방과 피부 조직의 양에 따라 대형 유방을 재건하는데도 효과적이기 때문. 또 아랫배가 날씬해지는 장점도 있다.

방사익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과거에는 이 방법을 쓸 때 절제한 혈관을 가슴 부위에다 다시 연결하는 과정에서 염증, 괴사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요즘은 수술 전 컴퓨터단층(CT) 촬영을 이용해 혈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유방재건술은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먼저 훼손된 유방을 원래대로 봉긋한 모양으로 만드는 수술을 한다. 이 수술을 받고 6개월 정도 지난 뒤 수술경과가 좋다면 유방 중심부에 유두(젖꼭지)와 유륜(젖꽃판)을 재건하는 수술을 실시한다. 주위 피부를 모아 만들기도 하고 반대편 유두가 크다면 일부를 잘라 덧붙이기도 한다.

이후 3회 정도에 걸쳐 유두와 유륜에 색을 입히는 문신술을 시술한다. 유륜 부위는 피부색이 유사한 생식기 주변의 피부를 이식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유방재건술은 수술 과정만 1년 가까이 소요되므로 환자와 보호자의 끈기가 필요하다.

유방재건술은 유방의 외형만 회복시킬 뿐 유선(젖샘), 유관 같은 기관을 되살리지는 못한다. 젖먹이기 등 실질적인 기능은 수술 후에도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환자들은 이 수술로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심리적 상실감도 떨쳐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유방재건술에 로봇을 사용하는 수술법도 개발되었다. 로봇수술은 등근육을 이용한 자가조직 이식술에 이용된다. 환자의 겨드랑이에 3cm 정도 절개하고 로봇을 투입해 적당량의 등근육을 잘라낸다. 이렇게 확보한 근육을 손상된 가슴부위에 이식해 유방을 복원한다. 반대편 유방이 채취한 조직보다 크면 보형물에 등근육을 덧대서 투입하기도 한다.

윤 교수는 “로봇수술은 등에 20∼30cm가량의 흉터가 남는 기존 수술 방법에 비해 수술 부위를 3cm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재건수술 후 입원 기간도 기존 2주 정도에서 3, 4일로 짧아져 사회생활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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