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부문 호암상 황윤성 교수 “초전도 성질이용 세상에 없던 소재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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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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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체와 부도체의 중간인 반도체의 발견은 오늘날 전자 기기와 컴퓨터의 눈부신 발달을 이뤄낸 핵심 물질이다. 반도체는 보통 금속 산화물의 화학적 상태를 조작할 때 나타난다. 그런데 여러 금속을 붙여 만든 산화물의 경계면을 원자 크기에서 물리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전도성을 확인한 연구자가 있다.

황윤성 미국 스탠퍼드대 물리학 교수(43·사진)는 이 같은 복합산화물 부도체의 구조를 밝히고 전혀 다른 금속을 접합시킨 경계면의 특성을 연구한 성과로 2013년 호암상 과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탠퍼드대 현지에서 직접 인터뷰한 황 교수는 “지금까지 예상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우리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원자 두께의 복합산화물 경계면이 초전도성을 띤다는 사실을 밝혀 학계를 놀라게 했다. 초전도 현상은 어떤 물질이 일정한 온도에서 갑자기 전기저항이 없어져 전류를 무제한으로 흘려보내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절대온도 0도(영하 273도)의 환경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상온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고온 초전도체 개발이 과학자들의 과제였다.

황 교수는 “자기장 영역에서 초전도성이 어떻게 소멸되는지를 측정했다”며 “그 결과 초전도층의 두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법을 개발했고 여러 가지 종류의 초전도성을 띤 경계면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의 연구로 밝혀진 초전도성을 띤 경계면은 그 자체가 매우 특별한 실험실이 될 수 있다. 매우 다양한 새로운 물질 개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예를 들어 전자 산업의 경우 연산 기능과 저장 기능을 함께 구현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소자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암 과학상 수상자로서 연구자의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서 공부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구자도 고등학생의 말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다”며 누구든 존중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의 향후 목표는 예상치 못한 물질을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일이다.

그는 “연구의 방향과 우선순위 등을 되돌아보며, 어떻게 하면 사회에 좀 더 공헌할 수 있을지 짚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minsa@donga.com
#황윤성 교수#초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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