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김재훈의 척추 이야기]<5>추간판내장증, 열선으로 신경차단해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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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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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파 열 응고술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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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일을 하는 장모 씨(54)는 6개월 전부터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운전을 하고 나면 허리가 아팠다. 그런데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자 장 씨는 허리를 구부리지 조차못하는 신세가 됐다.

답답한 마음에 장 씨는 동네 병원에서 X선을 찍었다.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주위에서는 장 씨가 “꾀병을 부린다”며 수군거렸다. 그 순간에도 통증에 시달리던 장 씨는 마침내 허리 전문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았다. 그가 받은 진단은 ‘추간판내장증’.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병명이었다.

추간판내장증은 척추에 있는 구조물인 ‘추간판(디스크)’의 내부에 문제가 생긴 병이다. 추간판은 척추 마디 사이에서 힘과 충격이 가해질 때 완충 작용을 한다.

이 부분의 수분이 빠지고 섬유 구조가 약해지면 척추에 전달되는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 허리에 통증은 이때 일어난다.

이 병은 20∼50대 연령층 환자가 많다. 오래 앉아서 일하거나 허리를 자주 구부리고 무거운 물건을 드는 직업군에서 주로 환자가 발생한다. 교통사고 등 갑작스러운 외상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주된 증상은 허리 엉치 허벅지 뒤쪽의 통증.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나 척추관협착증처럼 종아리까지 아픈 일은 드물다. 오래 앉아 있다 일어서면 고통이 더 심해진다.

문제는 추간판내장증 환자에게서 근력저하나 감각이상 등 일반적인 요통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X선 검사에서도 정상으로 판단되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추간판조영술이나 자기공명영상(MRI)검사를 한다. 추간판조영술은 병난 추간판에 약물을 투여하고 통증을 유발시켜 진단한다. MRI검사를 하면 정상 추간판은 백색으로 나타나는 반면에 병을 앓는 부위는 흑색으로 변색돼 보인다.

과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의 치료가 효과가 없을 때 병든 추간판을 제거한 뒤 유합술을 하거나 인공 추간판으로 대체하는 수술을 했다. 하지만 큰 수술이라는 부담이 있었다.

최근에는 치료를 위해 비수술적 요법이 각광받고 있다. 고주파 열 응고술이 대표적이다. 먼저 주삿바늘 모양의 전극을 디스크에 삽입한다. 여기에 고주파 열을 가해 망가진 디스크를 수축시키고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만 골라서 차단한다. 국소마취 후 얇은 열선만을 척추에 삽입하기 때문에 주삿바늘 크기 정도의 상처만 남는다.

또 열선의 온도(65∼90도)가 낮은 편이라 시술 때 주변 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다. 이 덕분에 시술시간이 짧고 합병증이 거의 없어 안전하다. 수술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추간판내장증을 “별 거 아니다”고 방치하면 만성통증으로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 결국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으로 진행되는 때도 있다. 요통이 오래 지속된다 싶으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재훈 제일정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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