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선 조금만 파도 우물… 사하라선 얼마나 파야할까

  • Array
  • 입력 2013년 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美교수팀 세계 지하수깊이 지도 완성 “하천수 관리-습지생태계 보존에 활용”

아프리카 사막은 붉은색, 아마존 우림은 파란색, 우리나라는 노란색 혹은 주황색. 무슨 지도일까.

지하수가 얼마나 깊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세계 지도다. 파란색에 가까운 곳일수록 얕은 데서도 지하수가 나오고, 붉은색에 가까운 곳일수록 지하수를 보려면 깊이 파야 한다.

이처럼 전 세계 지하수 깊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는 미국 럿거스대 잉 판 레인펠더 교수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세계 각국의 지하수 관측 자료와 함께 강수량에서 지표수로 흘러가 버리는 수량을 뺀 값을 종합해 지도를 만들었다. 지도에 나타낸 것은 ‘천부지하수’다. 비가 내린 뒤 땅속으로 스며든 물은 지하 암반까지 내려가기도 하고 지표 근처에 저장되기도 하는데, 천부지하수는 지표 근처에 저장된 물이다.

연구진이 천부지하수에 집중한 이유는 하천 수량과 습지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가뭄이 들면 천부지하수가 강바닥으로 흘러들어 하천이 마르지 않고, 뿌리가 작은 습지식물도 천부지하수가 풍부한 곳에서 잘 살게 된다.

연구진이 세계의 지하수 관측 자료를 모아 종합한 결과, 천부지하수는 전 세계 지표의 22∼32%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5%는 하천의 양에 관계되고, 7∼17%는 잔뿌리로 물을 흡수하는 습지식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천부지하수 깊이가 얕은 지역은 습지가 잘 발달한 지역과 일치한다.

이진용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는 “지하수 관측 자료를 하천수 관리나 습지생태계 보존을 위한 모니터링 쪽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며 “우리나라에 맞춰서 연구한다면 우리나라 습지의 지속 가능성을 살피고 관리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22일자에 실렸다.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지하수#세계지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