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긴 모니터도 있네' LG전자 파노라마 모니터 29EA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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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5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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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불뚝이 같은 CRT(브라운관) 모니터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대신 얇은 LCD 모니터가 그 자리를 차지한 지 제법 되었다. 두 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역시 두께다. 덕분에 책상 위의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두께 외에도 또 한가지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바로 화면의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하 화면비)다. CRT 시절의 모니터는 대부분 4:3(가로:세로) 화면비였지만 LCD 시대로 오면서 16:10, 혹은 16:9의 이른바 '와이드(wide)' 화면비가 대세로 자리잡게 되었다. 특히 2013년 현재 판매되는 모니터는 대부분 16:9 화면비를 갖췄다.
제조사에서 강조하는 와이드 화면비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영화 보기가 편하다는 것. 4:3 화면비는 영화 시청 시에 이미지 비율이 왜곡되어 등장인물이 위아래로 늘어난 '홀쭉이'가 되거나, 화면 위 아래에 검은 공백이 많이 남는다. 16:9의 와이드 화면비라면 확실히 이런 우려가 적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4:3 화면에 비해 우려가 '적다'는 것이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16:9 비율은 극장영화가 아닌 디지털TV 방송의 화면비다. 반면, 대부분의 극장판 영화는 2.35:1의 '시네마스코프' 화면비로 제작된다. 때문에 16:9(1.78:1) 모니터를 이용하더라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영화를 볼 때 비율 왜곡이나 검은 공백이 발생하는 것 자체는 피할 수 없다.


LG전자가 이에 대해 하나의 해답을 내놓았다. 기존 제품보다 한층 넓어진 화면비의 모니터를 출시한 것. 이번에 소개할 '29EA93'이 그 주인공이다. 이 제품은 시네마스코프와 거의 같은 21:9(2.33:1)의 화면비를 제공해 영화 감상에 유리하며, 2대의 PC를 연결해 한 모니터에서 각기 다른 2개의 화면을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와이드를 넘은 '파노라마' 모니터를 지향하고 있는 이 제품을 살펴보자.

확실히 튀는 인상적인 외견


LG전자 29EA93의 외견은 확실히 눈에 띈다. 특히 옆으로 긴 화면은 4:3 모니터 2대를 나란히 세워놓은 것 같다. 제원표 상의 화면 크기는 대각선 길이 기준 29인치(73.6cm)이지만, 워낙 화면 폭이 넓다 보니 제품의 높이는 16:9 화면비의 23인치 모니터와 비슷하다. 2013년 1월 현재 시장에 팔리고 있는 21:9 화면비의 모니터는 이 제품이 유일하기 때문에 딱히 비교할 만한 대상은 없다.


화면 하단 베젤부의 표면에는 헤어라인(줄무늬) 처리를 해서 고급스런 느낌을 더했으며, 모니터를 지지하는 스탠드 부분은 은빛의 고리 모양으로 디자인해서 멋을 냈다. 다만 이 스탠드는 멋스러운 디자인에 비해 기능은 평범하다. 높이 조절이나 회전은 되지 않고 전후 각도조절(-5도 ~ +20도)만 가능하다.

다채로운 입력포트에 USB 3.0 허브까지 갖춘 후면부


제품 후면의 연결포트부가 제법 다채롭다. 영상 입력포트의 경우, DVI와 DP(디스플레이포트)가 각 1개씩 있고 HDMI는 2개가 있다. 특히 2번째 HDMI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출력할 때 쓰는 MHL포트와 곧장 연결해 쓸 수 있도록 5V/0.9A 전원 공급 기능도 있다. 일반 HDMI 포트는 MHL과 연결할 때 별도의 전원이 필요했지만 29EA93의 2번째 HDMI는 그럴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참고로 29EA93는 D-Sub(VGA) 입력을 지원하지 않는다. DVI 역시 반드시 '듀얼링크' 규격의 케이블을 사용해야 한다(듀얼링크 DVI 케이블과 싱글링크 DVI 케이블은 커넥터 부분의 접점 수가 다르다). 이는 29EA93의 화면 해상도 때문이다. 29EA93는 최대 2,560 x 1,080의 화면 해상도를 표시하는데, D-Sub나 싱글링크 DVI 규격은 대역폭(데이터를 전송하는 통로)의 한계 때문에 이 해상도를 표시할 수 없다. 때문에 듀얼링크 DVI나 HDMI, DP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구형 PC는 29EA93에 연결해 사용할 수 없는 점을 꼭 기억해두자.



그 외에도 음성 입력 및 출력 포트가 각각 1개씩 준비되어 있어 이를 이용해 모니터의 자체 스피커로 음향을 들을 수 있으며, USB 허브 기능도 있어 모니터에 직접 USB 장비를 최대 3개 연결할 수 있다. 특히 29EA93의 USB 허브 기능은 최신 규격인 USB 3.0을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띈다.



USB 3.0은 기존의 USB 2.0에 비해 10배 이상의 대역폭(데이터를 전송하는 통로)을 발휘하므로 USB 3.0 규격을 지원하는 외장하드나 USB메모리를 사용하면 빠른 속도로 데이터 백업을 할 수 있다. 다만, 허브라는 기기의 특성상 모니터에 연결된 PC 역시 USB 3.0을 지원해야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자. 만약 PC가 USB 2.0만 지원하는 구형 제품이라면 29EA93의 USB 포트 역시 2.0의 성능을 낸다.

듀얼모니터보다 한층 쾌적하게 동시 작업 가능


이제는 29EA93의 화면을 직접 만끽해 볼 차례다. PC용 그래픽카드 중에는 2,560x1,080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 모델도 간혹 있어서 걱정을 했는데, 2008년에 출시된 지포스 9600GT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PC에서 29EA93의 화면이 정상적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정도면 요즘 쓰고 있는 대부분의 PC에서 호환성 문제를 겪을 일은 없을 것 같다.


21:9 화면비의 모니터를 처음 봐서 그런지 상당히 광활한 느낌을 준다. 특히 화면 여기저기에 다양한 창을 띄우고 동시에 작업을 하기에 편리할 것 같다. 제조사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했는지 화면에 떠 있는 여러 개의 창을 가지런히 정리해 배치(최대 4분할)해주는 스크린스플릿(Screen Split)이라는 프로그램을 제품과 함께 제공한다. 증권거래나 문서번역처럼 여러 개의 창을 동시에 확인하며 진행되는 작업을 할 때 편리할 것이다.



물론 한 PC에 2대의 모니터를 물려 듀얼모니터 모드를 쓰는 것과 느낌이 비슷할 수 있겠으나, 29EA93는 1대의 모니터로 비슷한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듀얼모니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간도 덜 차지하며, 화면 중간의 경계 면이 없기 때문에 한층 쾌적한 동시 작업이 가능하다.

넘치는 현장감으로 영화와 게임을 즐긴다


21:9 화면비의 29EA93을 사용하면서 가장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순간이라면 역시 영화를 볼 때다. 시네마스코프 화면비의 극장용 영화를 전체화면으로 감상해도 비율의 왜곡이나 검은 공백 부분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화면에서 느껴지는 현장감 역시 4:3 화면의 모니터는 물론, 16:10이나 16:9의 일반 와이드 모니터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시야각이 넓은 IPS 패널 덕분에 옆이나 위 아래에서 화면을 보더라도 색감의 왜곡이 거의 없었으며, 음질 역시 모니터 내장 스피커 치고는 수준급이라 만족도가 높았다. 영화 감상을 좋아한다면 29EA93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할 때도 상당히 쓸만하다. 특히 카레이싱이나 FPS,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을 할 때 정면뿐 아니라 측면의 풍경까지 감상하면서 플레이 할 수 있으므로 상당히 박진감이 넘친다. 요즘 나오는 게임 중에는 모니터 3개를 연결해 하나의 화면처럼 구현하는 기능(AMD 아이피니티, 엔비디아 서라운드 등)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29EA93이라면 하나의 모니터로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해당 게임이 2,560x1,080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으면 비율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테스트에 사용한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인 'H.A.W.X'는 이 해상도를 정식 지원하기 때문에 상당히 훌륭한 화면을 볼 수 있었다.

PC 2대 화면 동시 출력 가능 가능하지만 약간의 제약도


29EA93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2대의 PC를 함께 연결, 각각의 화면을 한 모니터에 동시 표시할 수 있는 PIP(picture in picture)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데스크탑과 노트북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면 두 기기의 화면을 하나의 모니터에 같이 띄우고 작업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만 두 PC 중 한대는 반드시 DP로 연결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이를테면 DP + DVI, DP + HDMI의 조합은 가능하지만 DVI + HDMI, 혹은 HDMI1 + HDMI2와 같은 조합은 불가능하다. DP를 탑재한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이 아직은 드문 편이라 다양한 환경에서 이용하기가 어려운 점은 아쉽다.



데스크탑을 DVI에, 맥북 프로 노트북을 DP에 연결해 PIP 기능을 실행해보니 양 기기의 화면이 정확히 모니터의 절반씩을 차지하며 표시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파노라마나 와이드 해상도를 유지하면서 표시 영역만 절반으로 줄이면 표시 이미지가 좌우로 심하게 눌린 모습이 연출되므로 PIP 기능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4:3 화면비에 가까운 해상도(800x600, 1,024x768 등)로 PC의 표시모드를 변경하도록 하자.
참고로 29EA93의 PIP 기능은 양쪽 화면을 절반씩 표시하는 것 외에도 주 화면의 일부 영역(예를 들면 오른쪽 아래)에 작은 보조화면이 표시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니 사용자의 환경과 취향에 따라 적절히 이용하도록 하자.

60만 원을 투자할 만한 가치


LG전자 29EA93은 2013년 1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60만 원 초~중반대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요즘 워낙 싼 모니터가 많이 나온 탓에 29EA93의 가격이 제법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21:9 화면비에 2,560x1,080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모니터는 29EA93이 유일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희소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모니터 자체의 화질이나 내장 스피커의 음질, 그리고 각종 부가기능까지 충실한 편이라 전반적인 제품의 구매가치는 제법 높다. 무엇보다도 이 모니터를 이용해 영화나 게임을 즐겨본다면 그 강렬한 인상이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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