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美 독감유행… 국내선 괜찮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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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독감유형 다르고 지리적 격리… 지금 백신 맞아도 모두 예방 가능

이달 초 미국 50개 주 중 47개 주에 독감이 퍼지면서 비상이 걸렸던 ‘살인 독감’ 공포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독감이 처음 발생했던 남동부지역의 확산 추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제 독감이 유행하기 시작됐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독감의 유행기간 특성을 감안하면 미국에서는 곧 기세가 꺾일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 독감은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주 전국에 독감유행주의보를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살인 독감이 유행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선 독감 유형이 다르다. 사람에게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병을 일으키는 항원인 H와 N이 조합을 이룬다. 미국 독감은 H3N2형, 한국 독감은 H1N1형으로 서로 다르다. H3N2형은 대체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일단 걸리면 기침과 고열도 3주 넘게 지속된다. 미국의 독감 피해가 컸던 또 다른 이유는 빈곤층이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는 H1N1형은 2009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은 유형이다. 고열, 극심한 감기 증상, 근육통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H3N2형과 비슷하지만 파괴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지리적인 이유 때문에 미국 독감이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낮다. 보건당국도 방역을 강화하고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따금 국내에서 발견된 H3N2형 역시 미국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만약을 대비해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국내의 인플루엔자 백신은 H1N1형뿐만 아니라 H3N2형도 치료가 가능하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면 한국 독감과 미국 독감을 모두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항체는 접종 2주부터 생기며 효과는 6개월쯤 지속된다. 보통 10, 11월에 많이 접종하지만 독감은 4월까지도 유행할 수 있다.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하지 말고 접종하자.

접종할 때 체크해야 할 것이 있다. △37.8도 이상의 열이 있거나 △최근 3개월 이내에 혈청주사를 맞았거나 △수혈을 받았다면 예방접종을 미뤄야 한다. 접종 당일에는 목욕을 삼가고 이튿날까지는 과격한 운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백신을 맞은 뒤 갑작스러운 고열, 호흡곤란, 경련 등이 생기면 곧바로 응급센터를 찾도록 한다.

(도움말=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미국#독감#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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