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갈림길, ‘그래 결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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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4일 1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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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과 태블릿PC, 어떤 걸 선택해야 할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때마다 각자 나름대로 현명한 판단으로 한 쪽을 선택한다(그리곤 곧 후회하기도 한다). 특히 제품 구매 시 선택의 고민은 극에 달한다. 노트북과 태블릿PC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는 경우가 그렇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울트라북’ 노트북은 태블릿PC와 크기나 무게가 유사해 양자택일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태블릿PC는 노트북의 일반적인 역할(인터넷 서핑, 문서 작성, 영화/음악 감상 등)을 대부분 처리할 수 있어 노트북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는 형국이다.

용도는 비슷하지만 두 제품은 그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노트북이 태블릿PC를 닮아가도, 태블릿PC가 노트북을 흉내 내도 ‘노트북은 노트북이고, 태블릿PC는 태블릿PC다’. 두 제품을 놓고 선택에 갈팡질팡 한다면, 이는 십중팔구 자신의 기기 사용 패턴과 환경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트북과 태블릿PC의 선택 기준은 디자인이나 외형, 가격 등의 표면적 조건이 아닌 사용자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울트라북의 장단점
요즘 노트북의 대세는 역시 울트라북이다. 울트라북(Ultrabook)은 인텔의 초슬림/초저전력 노트북 기술이 적용된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통칭하는 단어다. 삼성전자, LG전자, TG삼보, HP, 델 등 국내외 주요 제조사를 통해 울트라북 노트북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울트라북의 장점은 무엇보다 기존 노트북과 확연히 다른 외형이다. 본체 두께가 1cm 이내이고 무게도 대개 1.5kg 남짓, 혹은 그 이하다. 요즘 인기 있는 태블릿PC의 무게인 700~800g 정도에는 못 미치지만 이 정도만 해도 장족의 발전이다. 또한 제조사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생산되어 사용자 선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대폭 늘어 났다. 전반적인 처리 성능도 기존의 슬림형 노트북 제품군(울트라씬, 넷북 등)에 비해 월등히 향상됐다.


하지만 ‘예쁘게 잘 빠진’ 울트라북일수록 가격이 비싸다. 일부 프리미엄급 울트라북의 경우 150 ~200만원에 달한다. 그보다는 조금 두껍고 무겁다 해도 적어도 울트라북다운 제품이라면 100만원 내외다. 디지털 기기라는 건 얇고 가벼워질수록 비싸질 수 밖에 없다. 가격 외에 일반 노트북의 기본 옵션(ODD, 입출력 단자 등)이 부분적으로 다소 줄어든 것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최대한 얇게 만들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결정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쉽기만 하다.

태블릿PC의 장단점

울트라북에 비해 훨씬 가볍고 단출하다. 키보드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화면 크기(대각선 길이)도 7인치~10인치 정도라 1kg 미만의 무게를 유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 아이패드 시리즈(iOS 운영체계)와 삼성 갤럭시탭/노트 시리즈(안드로이드 운영체계)가 있다. 울트라북의 기본 작업을 완벽하게 대체할 만큼 사양적, 기능적인 발전을 이뤘다. 태블릿PC의 강점이라면 역시 휴대성이다. 울트라북보다 작고 가벼워 무게로 인한 부담이 한결 덜하다. 그러면서 활용성은 울트라북 못지 않다. 인터넷 서핑, 이메일 송수신, 간단한 문서 작성, 음악/영화 감상(부분적 제한 있음), 게임 실행 등이 가능하다. 제품에 따라 이동통신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에 바로 연결된다. 가격 또한 울트라북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역시 울트라북의 범용성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음악, 영화를 재생할 수 있지만 약간의 제한이 있다. 전반적인 성능도 부족하다.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에서 자주 쓰는 액티브X도 지원하지 않아 금융거래나 인터넷 쇼핑, 게임도 안 된다. 입출력 단자도 제한적이라 SD메모리 카드 등도 장착할 수 없다. 키보드와 마우스(터치패드)가 없으니 섬세한 문서 또는 그래픽 작업이 불가능하다. 결국 태블릿PC로 할 수 있는 작업은 울트라북으로도 모두 할 수 있지만, 울트라북이 할 수 있는 작업 중에는 태블릿PC로 할 수 없는 게 적지 않다. 당연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두 제품은 상호보완재지, 대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의 사용 패턴은 어떤가요?
필자는 취재 및 편집기자다. 외부 활동이 잦아 울트라북이나 태블릿PC가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 문서 작업은 기본, 경우에 따라 간단한 사진/동영상 편집 작업도 해야 하니 성능도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한다.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니 SD메모리 카드(또는 CF메모리 카드)에 저장된 촬영 사진을 읽어 들일 수 있어야 한다. 취재 현장의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유선랜 또는 무선랜을 사용해야 한다. 빠른 타이핑을 위해 키보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필자에게 필요한 건 울트라북일까, 태블릿PC일까? 고민할 거 없이 울트라북이다. 태블릿PC보다 약간 크고 무겁고 비싸더라도 애초에 태블릿PC로는 불가능한 작업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필자의 선택 기준은 디자인도, 가격도 아닌 사용 패턴 및 주된 용도다.

한편 J씨는 26세의 직장 여성이다. 평소 독서를 즐기며 출퇴근 버스에서 미드(미국드라마)를 시청한다. 인터넷 애견 카페에서 활동 중이라 인터넷 검색/서핑 빈도가 높다. 간간히 이메일도 보내고 받는다. 사랑스러운 강아지 사진을 언제든 보고 싶다. 그 동안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했지만 큰 화면으로 즐기고 싶다. 작은 숄더백 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에 무엇보다 가벼워야 한다.


J씨에게는 태블릿PC가 최적이다. 울트라북보다는 작고 가벼우니 여성 사용자라도 부담 없이 들고 다닐 수 있다. 애견 사진을 찍어 바로 공유할 수 있어 편리하다.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저렴한 태블릿PC는 20~30만원이면 장만한다. 이동통신에 가입하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전자책도 실제 책처럼 큰 화면으로 읽을 수 있다.

아마 거의 대부분의 사용자는 위 두 사용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으리라 판단한다. 신분이나 직종, 성별, 나이에 관계 없이 자신의 사용 패턴과 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고민할 게 없다.

태블릿PC를 닮아가는 울트라북, 울트라북을 닮아가는 태블릿PC
인텔은 최근 개최한 자사 개발자 포럼(IDF2012)에서 현 울트라북에 장착되는 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차기 제품인 4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해즈웰(Haswell)’에 대해 소개했다. 해즈웰은 전력소비량이 대폭 줄어 저용량 배터리로도 구동이 가능하므로 제품 두께를 현 울트라북(21mm 권장)보다 얇게 제작할 수 있다. 특히 키보드가 분리되는 제품일 경우 1세대 아이패드의 13mm보다 얇은 10mm에 근접한다. 외형은 영락 없는 태블릿PC지만 울트라북의 성능과 기능을 갖춘 이른 바 ‘하이브리드 울트라북’이 탄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터치 입력 기반의 MS 윈도8이 탑재되면 그 활용도는 태블릿PC를 넘어선다.


태블릿PC도 가만 있지 않는다. 데이터 처리 성능은 물론 특히 그래픽 품질이 크게 향상되어 노트북이나 울트라북 등 일반 PC 화면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화질을 보여줄 수 있다. 여기에 음성명령 인식 기능이 강화되면 또 다른 IT 트렌드를 창조할 수 있다. 또한 태블릿PC용 키보드 액세서리 등을 활용하면 울트라북 못지 않은 접근성도 얻는다. 울트라북에 가깝지만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두 제품은 서로 닮아가며 각 시장 영역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한 쪽으로 완전히 흡수되거나 대체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용자 패턴과 용도에 따라 선택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용자가 변하지 않은 이상 선택 기준도 흔들리지 않는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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