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망원경 기술 자랑 “구글어스 이미지도 볼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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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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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콜로라도州 볼 항공우주기술社를 가보니

2018년 우주에 띄울 예정인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반사경. 볼 항공우주기술은 육각형 반사경 18개를 이어붙인 하나의 거대한 반사경을 제작하고 있다. 볼 항공우주기술 제공
2018년 우주에 띄울 예정인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반사경. 볼 항공우주기술은 육각형 반사경 18개를 이어붙인 하나의 거대한 반사경을 제작하고 있다. 볼 항공우주기술 제공
“‘구글어스’가 요즘 제공하는 이미지는 2009년 발사한 인공위성 ‘월드뷰 2’가 찍은 것입니다. 월드뷰 2의 카메라를 바로 우리 회사가 만들었다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지난달 14일 오전 미국 콜로라도 주 볼더 시에 위치한 ‘볼 항공우주기술’의 회의실. 이 회사의 프로그램 개발 책임자인 칼 겔더루스 박사가 한국 손님들에게 자사의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 측 손님은 ‘차세대 정지궤도복합위성’ 개발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자들이다. 2018년 발사 예정인 차세대 정지궤도복합위성은 우리 위성 가운데 처음으로 황사 같은 대기오염을 감시할 수 있는 장치를 탑재한다. 볼 항공우주기술 측은 한국과 공동으로 이 환경 탑재체를 개발하길 원한다. 볼 외에 아스트리움(독일), 더치 스페이스(네덜란드) 등도 우리나라에 ‘러브콜’을 보내는 실정이다.

○ 위성으로 남극 오존구멍 감시

겔더루스 박사는 “1987년 세계 최초로 남극의 오존구멍 지도를 그렸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아이스샛(ICESat)’을 제작해 남극과 그린란드 등의 얼음 양도 처음으로 측정했다”며 “볼 항공우주기술이 지구 환경 관측 부문에서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볼 항공우주기술은 NASA의 차세대 환경위성인 ‘NPP’를 제작해 지난달 말 쏘아올렸다. NPP는 오존층 추적을 비롯해 지구의 해수와 지표 온도 측정, 화산폭발 산불 가뭄 홍수 황사 태풍 감시까지 기후변화와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전천후 위성이다. 지난달 8일 NPP 위성은 발사 후 처음으로 저층 대기의 수증기 량을 측정해 데이터를 보내는 데 성공했다.

회의실 바로 옆 공간이 NPP 위성을 조립한 곳이다. 회의실 한쪽 벽에 유리 창문이 있어 NPP 위성의 작업장이 훤히 내려다보였다. 위성이 발사된 뒤라 작업장은 텅 비어 있었다. 겔더루스 박사는 “이곳에서 NPP 위성의 몸통과 오존 측정 장비를 직접 제작했고 위성 전체를 조립했다”고 말했다.

○ 우주망원경의 ‘시력’ 정하는 반사경

우주망원경은 볼 항공우주기술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최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 ‘케플러-22b’를 찾아내 전 세계를 흥분시킨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여기서 만들었다. 우주망원경의 ‘맏형’인 허블(1990년)과 스피처(2003년)도 볼 항공우주기술의 작품이다. 해상도가 높은 광학카메라(반사경)를 제작하는 데는 볼 항공우주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형 행성 ‘케플러 22-b’를 발견해 화제를 모은 케플러우주망원경.
최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형 행성 ‘케플러 22-b’를 발견해 화제를 모은 케플러우주망원경.
케플러 우주망원경 제작을 총괄한 존 트롤츠시 박사는 “케플러는 구경이 1.4m로 우주에 올라간 망원경 중 반사경의 크기가 가장 크고 별 15만 개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슈퍼 지구(지구형 행성)’를 약 1500개 찾아냈다”고 말했다.

광학카메라의 해상도를 높이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반사경을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유지하는 일이다. 트롤츠시 박사는 “연구원들이 작업할 때 숨 쉬는 것만으로도 반사경에 먼지가 묻을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반사경은 특별한 ‘클린룸’에서 제작된다”고 설명했다.

볼 항공우주기술은 2018년 발사 예정인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반사경을 제작하고 있다. 제임스웹은 허블의 ‘후계자’로 반사경의 크기나 ‘시력’이 모두 허블을 앞선다. 허블의 관측 능력은 인간의 100억 배로 알려져 있는데, 제임스웹은 허블보다 시력이 3.4배 좋다. 트롤츠시 박사는 “반사경 하나는 육각형이며 길이가 1.3m인데 이런 반사경 18개를 벌집처럼 이어 붙인 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라면서 “반사경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고 영하 240도의 극저온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기술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볼더=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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