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재 천문硏 연구위원, 역사소설 ‘개천기’ 펴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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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1733년 다섯 행성이 저녁 하늘에 나란히 관측됐다는 기록이 ‘환단고기’의 ‘단군세기’에 나와요. 이 기록이 사실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천문 소프트웨어를 돌려봤는데, 그해 7월 저녁 하늘에 화성 수성 토성 목성 금성이 나란히 늘어서는 ‘우주쇼’를 연출했죠. 이를 확인한 뒤 고조선의 융성함, 나아가 배달국의 존재를 확신해 이 책을 쓰게 됐습니다.”

‘블랙홀 박사’로 유명한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54·사진)은 천문학자가 역사소설 ‘개천기’를 쓴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 위원은 고조선이 천문현상을 기록으로 남길 만한 조직과 문화를 보유하고 있었다며 그 이전의 배달국에서도 천문 관측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6년간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을 지낸 그는 기원전 3800년 배달국의 천문대장 ‘천백’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아 5800년 전 우리 조상들의 얘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소설에는 불을 발견해 음식을 익히거나 갑골문자인 환국 문자를 만들어 민족 경전인 천부경을 적는다는 내용도 나온다.

이뿐 아니라 천문현상이 소설의 주요 모티브로 등장한다. 예를 들어 배달국의 영토 경계인 흑룡강에서 그 지방의 위도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북극성의 고도를 재고, 전쟁이 벌어지기 전 달이 붉게 변하는 월식이 일어나 분위기를 잡으며, 배달국은 달이 뜨는 시간을 이용해 침략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 박 위원은 “이 소설은 천문학을 아는 만큼 그 내용이 보일 것”이라며 “4년간 아이디어를 구상한 뒤 집필한 이 책에 우리가 하늘을 숭앙하는 하늘의 자손이라는 정신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blog.naver.com/dr_blackhole)에서 독자들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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