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강정수-이연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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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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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부문 강정수 가톨릭대 교수(왼쪽), 진흥부문 이연희 서울여대 교수(오른쪽)
이학부문 강정수 가톨릭대 교수(왼쪽), 진흥부문 이연희 서울여대 교수(오른쪽)
‘제11회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 수상자로 이학 부문에 강정수 가톨릭대 물리학과 교수(54), 진흥 부문에 이연희 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교수(53)가 선정됐다.

강 교수는 자성을 띠는 물질 연구에 기반을 마련한 공로를 높이 평가 받았다. 그는 방사광 가속기에서 나온 강한 빛을 자성을 띠는 물질에 쬔 뒤 전자의 성질을 분석해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140편 넘게 썼으며 이 중 7편은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에도 실리는 등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강 교수가 물리학을 전공한 것은 자연현상의 원리를 알고 싶어서였다. 특히 눈으로 볼 수 없는 물리 현상에 매력을 느껴 빛으로 물질의 성질을 알아내는 방사광 분광법을 전공했다. 그는 자성 반도체의 성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강 교수는 “자성 없는 반도체에 자성을 띠는 원소를 소량 섞으면 ‘묽은 자성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데 합성 과정에서 자성이 균일하게 나타나지 못하는 문제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연구는 자성 신물질 개발의 기초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여성 과학기술자로서 힘든 점을 묻자 강 교수는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크게 힘든 일은 없었다”면서도 “여성 연구자를 위한 지원금 자체가 많지 않고 중복 지원을 제한하는 것 등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후배 여성 연구원들에게 “현실이 다소 힘들더라도 다음 세대의 연구환경 개선을 위해 좋은 연구를 많이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진흥 부문 수상자인 이연희 교수는 국가 생명자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우리나라의 연구소재은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제협력을 활발히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교수는 연구소재중앙센터장을 맡은 이후 전국에 흩어진 36개의 소재은행을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소규모 소재은행의 자료를 한데 모아 연구자나 산업계가 쉽게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아시아 소재은행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세계소재은행학회 아시아대표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의 연구소재 관리 시스템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 연구소재는 많아도 총괄하는 시스템이 부족해 우리나라의 시스템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과학계에 여성의 참여율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계는 여성의 참여율을 30%로 할당하고 있지만 연구계는 핵심 여성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신입연구원의 여성 비율은 20% 정도인데 책임연구원급 중 여성의 비율은 1∼2%로 낮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직급에서 여성 비율이 높아야 젊은 여성 연구원들이 비전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이어 “정부의 정책 결정을 위한 위원회에서도 여성 과학기술자들이 남성보다 자료를 꼼꼼하게 읽고 분석해 공정한 심사를 한다”며 “여성 위원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동아사이언스가 주관하는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여성 과학기술인을 발굴하기 위해 2001년 제정됐다. 시상식은 18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며 올해 공학 부문 수상자는 선정하지 않았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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