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부츠 신고 외출땐 여분의 양말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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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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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신발 착용때 발건강법

《패션의 거리인 서울 명동이나 압구정동에서는 요즘 비가 오지 않는데도 레인부츠를 신은 여성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이 많은 올여름, 레인부츠는 없어서 못 파는 아이템일 정도로 인기를 끈다. 가히 ‘레인부츠 열풍’이다. 이 열풍은 최근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패셔니스타 케이트 모스와 힐러리 더프가 레인부츠를 신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그 때문일까. 레인부츠는 좀 비싸다 싶으면 20만 원이 넘는다. 그러나 발 건강에는 별로 좋지 않다. 여름철에는 발 관련 질병이 많아진다. 적지 않은 질병이 바로 신발에서 비롯된다. 신발만 잘 관리해도 습진과 무좀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발 건강을 지키는 비결을 김철우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레인부츠는 오래 신으면 습진과 무좀이 생길 수 있다. 가능하면 착용 시간을 줄이고 신을 때는 땀을 잘 흡수하는 면양말을 신어야 한다. 신지 않을 때는 부츠 내부를 충분히 말려줘야 한다. 한림대 의대 제공
레인부츠는 오래 신으면 습진과 무좀이 생길 수 있다. 가능하면 착용 시간을 줄이고 신을 때는 땀을 잘 흡수하는 면양말을 신어야 한다. 신지 않을 때는 부츠 내부를 충분히 말려줘야 한다. 한림대 의대 제공
○ 레인부츠, 통풍 잘 안되는 단점

레인부츠는 장대비가 내릴 때는 좋은 신발이지만 천연고무나 PVC 재질로 만들어져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무릎까지 올라오는 레인부츠를 신으면 종아리 전체에 습기가 찬다. 레인부츠에 빗물이 들어가면 밖으로 빼낸 후에도 습기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되도록 착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레인부츠를 신을 때는 평소보다 청결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우선 땀을 잘 흡수하는 면양말을 신는 게 좋다. 습기 찬 양말이나 스타킹은 즉시 갈아 신는 게 좋다. 레인부츠를 신고 외출한다면 여분의 양말이나 스타킹을 준비한다. 실내에 있을 때는 편한 신발로 갈아 신고, 부츠를 뒤집어 놓거나 탈취제, 건조제 등을 이용해 부츠 내부를 충분히 말려야 한다. 그래야 무좀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만약 습진이나 무좀이 생기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무좀이면 항진균제를, 습진일 때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두 질병의 증상이 비슷해 일반인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오히려 잘못된 ‘자가 치료’로 질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가령 무좀인데 습진 치료 연고를 바르면 가려움증은 어느 정도 사라진다. 그러나 곰팡이균은 죽지 않기 때문에 무좀은 더 심해진다. 습진인데 무좀 치료 연고를 바르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약만 오남용하는 셈이 되는 것.

실제 무좀이라 하더라도 무좀 연고를 바른 후 병원을 찾으면 검사에서 곰팡이균이 발견되지 않을 때도 있다. 따라서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나면 먼저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연고를 사용하도록 하자.

민간요법으로 식초에 정로환을 타서 바르거나 마늘즙을 바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화학화상이나 2차 세균감염으로 장기간 입원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심하면 피부를 이식해야 할 수 있으니 민간요법은 금물이다.

○ 샌들, 건성 아토피 환자는 조심

샌들은 피부염과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발에 상처가 있거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샌들 신는 것을 피해야 한다. 샌들을 신은 후 심하게 가렵다면 긁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동아일보DB
샌들은 피부염과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발에 상처가 있거나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샌들 신는 것을 피해야 한다. 샌들을 신은 후 심하게 가렵다면 긁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동아일보DB
레인부츠 못지않게 요즘 많이 신는 신발이 샌들이다. 답답함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름철에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는다. 그러나 비가 많이 올 때는 노출된 발의 피부 표면이 손상돼 피부염이나 세균 감염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건선 환자는 슬리퍼나 ‘조리’ 같은 신발을 오랜 시간 신으면 안 된다. 건선은 피부 세포가 과잉 증식해 하얀 비늘과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이면서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 주로 피부 자극이 있는 무릎이나 발꿈치, 팔꿈치, 머리 등에 생긴다. 건선은 상처를 입은 부위에 자주 생긴다. 따라서 발에 상처가 있다면 샌들은 피하는 게 좋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을 때도 샌들은 피해야 할 신발이다. 이런 사람들의 피부는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발이 쉽게 가렵고 붉어진다. 심하면 피가 나기도 한다. 그래도 샌들을 신고 싶다면 수시로 발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 비를 맞은 뒤 발이 가렵고 경계가 불분명한 붉은 반점이 군데군데 나타나면 접촉 피부염일 수 있다. 때로는 따가운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접촉 피부염의 증세가 가벼울 경우에는 깨끗이 씻은 뒤 부신피질 호르몬제가 함유된 연고를 바르면 나아진다. 그러나 가려움증이 심하면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가려워 손으로 긁다 보면 피부가 다치고 세균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세균에 감염되면 고름이 생기기도 한다. 이때는 항생제를 사용해 상처 부위에 대한 염증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무좀 증상도 있다면 먼저 상처를 치료한 후 무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여름철 발 건강을 위한 신발 신기와 질환관리
―레인부츠 신고 외출할 때는 면양말을 신는다.
―레인부츠를 벗고 있을 때는 탈취제나 건조제를 쓴다.
―발가락이 가렵거나 습진이 생기면 치료제를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
―건선이나 아토피 환자는 샌들 사용을 절제한다.
―비 맞은 뒤 발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면 가급적 병원에서 치료받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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