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한국 벤처기업에 통큰 지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6월 21일 07시 00분


■ 소프트뱅크 동방특급 프로젝트 추진

한중일 등 亞 벤처 지원 프로그램 가동
2040년엔 전세계 10위권 진입 목표
시가총액 200조 엔·멀티브랜드 지향

“30년 뒤 세계 기업 중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주식회사 회장이 20일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프트뱅크의 새로운 30년 비전을 밝혔다. 브랜드가 각기 다른 5000개의 투자처를 가진 시너지 그룹으로 거듭나 세계 10대 기업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손 회장은 지난 10년 간 사업상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으나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시너지 그룹으로 키울 것

손 회장이 목표하는 30년 뒤 소프트뱅크의 시가 총액은 200조 엔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세운 전략은 ‘시너지 그룹’.

미쓰비시 등 거대 기업들이 단 하나의 브랜드를 내세우는 반면 소프트뱅크는 각기 다른 브랜드를 가진 투자처들을 키워 기업과 브랜드 간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20세기형 기업은 단 하나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어 의사결정이 늦고 진화 속도 또한 느렸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21세기형 멀티 브랜드를 지향한다. 그만큼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손 회장은 말했다.

실제로 소프트 뱅크는 각기 다른 멀티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현재 800개의 인터넷 기업 관계회사의 경우 각기 다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야후 재팬과 알리바바가 대표적인 예다.

손 회장은 30년 뒤 5000개의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그들과 수직적 피라미드형 구조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해 자율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줄 방침이다. 소프트뱅크가 투자처의 지분을 51%가 아닌 20%에서 40% 가량으로 유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동방특급 프로젝트 추진

손 회장이 추진하는 또 하나의 비밀 프로젝트는 ‘동방특급’이다. 아시아 기업들의 동반성장을 위해 소트트뱅크가 준비 중인 투자 사업의 일환이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벤처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라는 것이 손 회장의 설명이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한국 127개 벤처기업들에 2억3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향후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다. KT와 데이터센터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했으며 SK텔레콤, 삼성전자, LG전자, NHN, 엔씨소프트 등 한국 IT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손 회장은 19세 때 이미 자신의 인생에 대한 모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 목표대로 잘 걸어왔다고 했다. 20대엔 지식을 쌓고 30대엔 자금력을 갖추고 40대엔 인생을 거는 큰 모험을 할 것이라는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50대에는 사업 모델을 안정화 시킬 계획이며 60대에는 차기 경영자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것이 목표다.

동방특급 프로젝트와 시너지 그룹이 바로 소프트뱅크의 사업 모델을 안정화 시키는 작업이다. 소프트뱅크 아카데미를 열고 300명의 차기 리더를 육성하고 있는 것은 경영인으로서 그가 계획하고 있는 마지막 목표를 위한 것이다.

● 손정의 회장은 누구

일본이 배출한 기업인이자 IT 산업리더 중 한명.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수학하던 중 음성 전자번역기를 개발해 특허를 샤프에 매각. 이를 종자돈으로 1981년 소프트뱅크 설립. 1995년 컴퓨터 관련 전시회 중 하나인 컴덱스를 8억 달러에 인수, 야후에 투자. 2001년에는 일본 최초로 ADSL 서비스를 제공 시작. 2004년 재팬 텔레콤(현 소프트뱅크 텔레콤) 인수. 2006년 일본 내 3위 무선 통신사업자 보다폰 K.K.(현 소프트뱅크 모바일) 인수.

김명근 기자 (트위터 @kimyke76)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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