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인공위성 하나 쏘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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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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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g내외의 초소형위성, 교육-실험용으로 제작 붐
교과부 “하반기 개발 경연대회... 대중화 물꼬 틀것”

예술작가 송호준 씨가 만든 ‘큐브위성’(왼쪽)과 ‘캔위성’은 1kg 정도의 초소형위성이다. 송호준, 교과부 제공
예술작가 송호준 씨가 만든 ‘큐브위성’(왼쪽)과 ‘캔위성’은 1kg 정도의 초소형위성이다. 송호준, 교과부 제공
“생일선물로 인공위성을 주고받는 그날까지!”

이런 말을 듣는다면 ‘실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올해 발사할 다목적인공위성 5호는 2000억 원이 넘는다. 이런 인공위성 가격이나 알고 말하는 건지 의심이 간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인공위성을 띄우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큐브위성(CubeSat)’ 같은 소형 인공위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로 세로 높이 각 10cm 정도의 초소형(무게 1kg내외)으로 외국에서는 ‘키트’ 형태로 만들어 판다. 교육용, 간이 우주 실험용 등으로 쓰인다.

국내에서 ‘초소형 인공위성’의 대중화에 나선 사람 중 선두주자는 디지털 예술작가인 송호준 씨(33)다. 송 씨는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에서 연구원 생활까지 했던 위성 전문가다. 그는 4년째 자비를 들여 개인용 큐브위성을 연구 중이다. ‘오픈샛(OpenSat)’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연구 진행 상황을 홈페이지(opensat.cc)에 공개하고 있다. 송 씨의 큐브위성 제작비는 50만 원. 시판품의 10분의 1 수준이다. 위성의 몸체(프레임)가 300만 원으로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에 착안해 직접 설계도를 그려 20만 원 이하로 제작했다. 안테나, 배터리, 통신장비, 소형 디지털카메라 같은 부품을 구입해 넣었다. 프랑스 위성발사 대행기업과 이달 계약을 마치고 내년 5월경 우주로 내보낼 예정이다. 발사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위성 ‘오픈샛’ 디자인이 들어간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그는 “인공위성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이용해 서울 하늘에서 ‘모스’ 신호 형태로 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뿌려보는 퍼포먼스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소형 인공위성은 세계적인 추세다. 큐브위성은 1999년 미국 캘리포니아과학기술주립대(CalPoly)와 스탠퍼드대가 공개한 위성개발 방식으로 현재 47개가 우주에 떠 있다. 음료수 캔 형태의 캔위성(CanSat)도 쓰인다. 국내에서는 한국항공대가 2006년 ‘한누리호’를 제작해 발사했으나 로켓 발사 실패로 우주에서 불타 없어졌다. 경희대는 현재 3kg 무게의 소형 인공위성을 개발 중이다. 서울대와 KAIST도 해외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여하며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정부도 인공위성 대중화를 지지하고 나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민 누구나 우주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초소형 위성 개발 경연대회’를 하반기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교과부는 이 대회를 ‘저변확대형’과 ‘임무목적형’의 두 가지로 나누어 기획했다. 저변확대형 대회는 교육이 주 목적이다. 초중고교생이 참여한다. 헬륨기구나 소형로켓을 이용해 위성을 하늘 높이 올렸다가 낙하시켜 보는 프로그램이다. 교과부는 10월경 상세한 계획과 함께 경진대회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임무목적형 대회는 학술목적의 경연대회다. 송 씨의 오픈샛처럼 초소형 위성을 실제로 우주로 내보내 과학실험에 활용할 예정이다.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팀을 선정하고, 초소형 위성의 제작, 발사를 지원하게 된다. 교과부 우주기술과 윤대상 과장은 “개발기간을 고려해 3년 주기로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나로호 로켓의 후속 모델인 ‘한국형 우주발사체’를 써 초소형 위성을 우주로 내보낸다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우주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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