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끝나도 풍토병은 끝나지 않아요”

  • Array
  • 입력 2011년 5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내일까지 징검다리 연휴… 해외여행 뒤 건강 체크 포인트

《5∼10일 징검다리 연휴 동안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은 45만 명. 여행 전후에 자칫 건강을 소홀히 해 아프기 쉽다. 대한여행의학회에 따르면 해외여행자의 20% 이상은 건강상 문제를 하나 이상 겪었고 5%는 진료가 필요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나올 만했다.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국제진료소 교수는 “사람은 자신의 거주지 환경에 적응하며 살고 있다. 이런 신체의 균형은 해외여행으로 깨지기 쉽다. 여행 전후 병이 잦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 여행 전 예방접종 챙기세요

외국을 방문하기 전에는 목적지 인근의 풍토병이나 전염병 정보를 먼저 확인하도록 하자.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 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travelinfo.cdc.go.kr)에는 특정 지역의 질병에 관한 정보가 실려 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관광지 중 하나인 동남아시아는 대표적인 말라리아 위험지역이다. 아프가니스탄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도 위험지역에 포함된다.

특히 산간이나 접경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발 일주일 전부터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여행지역과 여행기간에 따라 약의 종류가 달라진다. 말라리아 예방약을 처방하는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도록 한다.

뎅기열은 인도 대륙, 동남아, 중국 남부, 중앙·남아메리카, 카리브 해 일대, 멕시코, 아프리카 등지에서 감염률이 높게 나타난다. 뎅기열은 고열과 두통 근육통을 동반한다. 토하거나 헛구역질이 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10일간 계속되다가 2∼4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는다.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게 물리면 뎅기열에 감염되는데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 옷을 입고 모기 쫓는 약을 준비한다.

황열은 뎅기열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데 다행히 백신이 있다. 항체 형성기간을 고려해 출국 10∼14일 전에는 맞아야 한다. 코트티부아르를 포함해 중부 아프리카, 남미가 황열 유행지역이다.

수막알균수막염은 일종의 뇌염이다. 감기와 비슷한 초기증상을 보이다가 갑작스러운 고열에 시달린다. 조기에 치료해도 사망률이 10%에 달할 정도로 위험하다. 환자나 보균자의 콧물 가래를 통해 직접 감염된다. 위험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출국 4주 전에 예방접종을 마친다.

○ 비행기 탈 때도 조심하세요


만성질환자는 장거리 비행을 조심해야 한다. 항공사 직원들은 심혈관 질환자가 90m 정도의 거리를 걷거나 계단 12개를 오르는 것을 보고 비행기에 탑승해도 되는지를 결정한다.

이런 운동을 하는 데 아무 이상이 없다면 비행기에 탈 수 있다. 최근 심전도 복사본, 주치의 이름과 연락처를 챙겨 탑승하는 것이 좋다.

당뇨환자가 장시간 비행할 때는 최소한 4시간마다 혈당 검사를 한다. 연착, 비행 취소 같은 돌발상황에 대비해 저혈당을 예방하는 간식을 휴대하고 충분히 물을 마신다. 인슐린 주사기도 준비한다.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현지 시간에 맞춰 복용해야 안전하다.

○ 여행 후에도 방심은 금물


여행 중 아무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풍토병 대부분은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우선 자꾸 설사를 한다면 세균감염에 의한 이질성 설사를 의심할 수 있다. 지사제는 증상을 호전시키지만 반드시 항생제와 같이 투약해야 한다. 탈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약국에서 먹는 수액 제제를 구입해 물에 타서 먹는다.

열이 난다면 뎅기열, 말라리아를 의심할 수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모기에게 물린 여행자는 진료를 받는다.

뎅기열의 잠복기는 3∼14일. 열이 난 뒤 3∼5일이 지나면 몸부터 얼굴과 팔다리로 붉은 발진이 번져나간다.

말라리아의 잠복기는 보통 1∼2주다. 특히 동남아·아프리카·중남미에서 발생하는 열대열 말라리아의 경우 경련 혼수 신부전증뿐만 아니라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수주에서 수개월 뒤에 발병하지만 중증으로 악화하지는 않는다.

피부가 붉어진 뒤 회복되지 않는다면 일광 화상이다. 노출 후 4∼8시간의 잠복기가 있다. 처음에는 피부가 빨갛게 되고 통증이 있으며 심하면 물집이 잡히고 붓는다. 냉찜질이나 항생제 연고로 치료할 수 있지만 물집이 생기면서 통증이 지속되거나 피부색이 검게 변하면 의사를 만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