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난청- 여자 고음 목소리 잘 못들으면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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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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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세 이상, 절반 이상이 난청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노인성 난청 여부를 알기 위해 환자의 귀를 검이경을 이용해서 관찰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대 의대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노인성 난청 여부를 알기 위해 환자의 귀를 검이경을 이용해서 관찰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대 의대
45세 이상의 성인 4%가량이 청각장애가 있지만 65세 이후엔 급격히 는다. 65∼75세 성인 중엔 30∼35%가, 75세 이상에서는 50% 이상이 난청일 만큼 흔하다. 2005년 인구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9.1%(438만 명)이므로 대략 150만 명 이상의 노인성 난청 환자가 있는 것. 노인성 난청은 신경 또는 달팽이관에 이상이 있는 경우인데 대부분 신경이 나빠져 생긴다. 하지만 본인이 난청을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고 탓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은 청력이 나빠져 대화가 잘 되지 않는 환자를 치매에 걸린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홍성수 대한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 회장은 “난청 환자 가족들은 환자의 되묻는 말에 두세 번 같은 대답을 해야 되므로 가족 간의 대화에서 소외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 때문에 본인도 괴로운 뿐만 아니라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시끄러운 곳에선 대화하기 힘들어


노인성 난청은 본인이 인식해야 된다. 가령 스, 츠 같은 고음의 소리를 듣는 것이 어렵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남자 목소리보다 고음인 여자 목소리를 더 알아듣기 힘들다. 극단적으로 시어머니가 아들 이야기는 잘 듣고 며느리 이야기는 못 듣는다는 말도 있다.

소리는 들리지만 무슨 소리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때도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즉 말소리가 똑똑하게 들리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소리가 중얼거리는 것처럼 들리거나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진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인 시끄러운 장소에서는 대화를 이해하기 힘들어지는 것도 특징이다.

○ 보청기로 안될 땐 달팽이관 수술을

이러한 노인성 난청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50세 이후에는 3년에 1회, 65세 이후에는 1년에 1회의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때 귓속 상태를 내시경 현미경으로 진찰하고 청력 및 청각검사를 한다. 난청으로 진단되면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최근 크기는 작아지고 성능은 향상된 제품이 많이 나왔다.

무턱대고 값이 비싼 보청기라고 좋은 건 아니다. 본인의 청력 감소 유형과 정도를 파악해 적합한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더 좋다.

또 크기가 작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눈이 잘 안 보이고 손이 둔한 노인들에게는 스스로 건전지를 갈아 끼울 수 있는 크기의 보청기가 좋다. 청력검사에서 고음과 저음의 차이가 심한 경우엔 금액적인 부담이 있더라도 보청기의 채널(오디오의 이퀄라이저 같은 기능)이 많은 것이 유리하다.

보청기로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쁜 경우엔 인공 와우(달팽이관)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보청기 착용 뒤에도 일정기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청각재활 훈련을 받아야 한다. 최근엔 이식형 보청기, 인공와우 등 첨단 기기가 개발돼 많은 환자가 난청을 극복할 수 있다. 인공와우는 고도난청 환자에겐 보험 혜택이 있어 200만∼250만 원의 본인부담금만 내면 된다. 이식형 보청기는 650만 원 선으로 비싼 편.

평소 소음이 큰 환경에서 일할 때는 귀마개 같은 소음차단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귀가 울리는 이명이 있을 때는 커피, 콜라, 홍차 등 음료를 피하고 혈관을 수축시키는 담배도 피한다.

복용하는 약물 때문에 일시적 난청이 올 수 있다. 특히 주사용 항생제, 경구피임약, 소염진통제의 일종인 피린계 약물이 대표적이다. 이명이나 난청이 오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자가 진단 테스트

1. 스, 츠 같은 고음을 듣는 것이 어렵다.
2. 발이나 달처럼 비슷한 말을 구분하기가 힘들다.
3. 여자나 어린아이의 말을 알아듣기 어렵다.
4. 특정한 소리들이 성가시게 들리거나 너무 크게 들린다.
5.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증이 있다.
6. 다른 사람들의 말소리가 중얼거리는 것처럼 들리거나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7. 식당처럼 주변이 시끄러운 곳에서의 대화를 이해하기 힘들다.

위 문항 중 하나만 해당돼도 이비인후과를 찾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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