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증상으로 본 무릎관절<3>무릎이 펴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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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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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사이에 뭔가 낀 듯… 걸을때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조기축구회 회원인 이모 씨(35)는 최근 갑자기 무릎이 잘 구부러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이 씨는 “관절 사이에 무언가 낀 듯한 느낌과 함께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아 걷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의료진은 “격렬한 운동 뒤에 오는 무릎 잠김 현상”이라며 정밀 검진을 권고했다. 무릎 잠김 증상이 생기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그대로 둘 경우 조기 퇴행성 관절염에 걸릴 수 있다. 김성민 강서힘찬병원 원장은 “평지를 걸을 때 무릎이 구부러지는 각도는 70∼80도,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90도 이상이어야 정상”이라며 “무릎 잠김 현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반월상 연골판 파열과 박리성 골연골염”이라고 설명했다.》뭔가 낀 듯 → 스포츠외상-사고 등으로 연골판 파손
사각사각 → 과격한 운동 등으로 연골 떨어져 나간 것
한동안 그러다 말겠지? 방치땐 조기 퇴행성 관절염
●반월상 연골판 파열에 의한 잠김

무리한 운동 후 통증과 함께 무릎이 굽혀지지도, 펴지지도 않는 증상이 있다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나 박리성 골연골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조기에 관절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사진 제공 힘찬병원
무리한 운동 후 통증과 함께 무릎이 굽혀지지도, 펴지지도 않는 증상이 있다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나 박리성 골연골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조기에 관절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사진 제공 힘찬병원
무릎은 가장 많은 몸무게가 쏠리는 곳. 걸어 다닐 때는 체중의 4배, 계단을 오를 때는 7∼8배의 하중(荷重)이 무릎으로 쏠린다. 특히 달리기를 할 때나 골프의 스윙이나 축구의 킥 등 방향 전환으로 몸을 심하게 움직일 때는 최고 10배가 넘는 하중이 생긴다.

무릎이 하중을 견디는 건 허벅지 뼈와 정강이 뼈 사이를 잇는 반달 모양의 연골판 덕분이다. 이 연골판은 충격을 흡수하고 연골의 접촉면을 넓혀 관절을 잘 움직이게 해준다.

하지만 스포츠 외상이나 사고로 큰 충격을 받으면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지게 된다. 무릎 잠김 현상은 찢어진 연골판 조각이 관절 사이에 껴서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할 때 나타난다.

초기 증상은 무릎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또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날 때나 몸의 방향을 갑자기 돌릴 때 가벼운 통증을 느낀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심한 통증이 생기고 걷기조차 힘들어지며, 무릎 안에서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무릎이 제대로 펴지지 않는 단계로 악화된다.

한번 찢어진 연골판은 재생되지 않고 계속 찢어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반월상 연골은 손상 정도에 따라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 절제술, 연골판 이식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이 50% 이상 광범위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한다. 연골판 이식술은 다른 사람의 연골판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자신의 연골과 생체학적으로 같은 연골판을 이식하므로 거부반응이 없고, 이식 후에도 생착이 잘된다는 장점이 있다. 힘찬병원이 지난해 77건의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해 97%의 성공률을 보였다.
●박리성 골연골염에 의한 잠김

걸을 때 눈을 밟는 듯한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나면서 무릎이 잘 구부러지지 않으면 박리성 골연골염(OCD)을 의심할 수 있다.

이름이 생소한 박리성 골연골염은 연골 아래 뼈가 부분적으로 괴사해 연골이 떨어져 나가는 질환이다. 무릎 연골을 지탱하는 뼈 중 연골하골에 미세한 골절들이 축적돼 생긴다.

이 질환은 과격한 운동을 장기간 계속했을 때 발생하기 쉽다. 심해지면 떨어져 나간 연골 조각이 정상적인 연골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손상부위가 1cm 이하인 경우에는 미세천공술이 효과적이다. 연골 아래 뼈의 일부분에 구멍을 내어 출혈과 흉터를 낸 뒤 흉터가 재생되는 과정에서 뼈와 연골이 함께 생성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하지만 연골결손 부위가 4cm² 이상으로 넓은 경우에는 환자의 정상 연골조직을 소량 떼어내 체외에서 배양시킨 뒤 손상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인 ‘자가연골 세포배양 이식술’ 을 한다. 이식 후 6∼12주 후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다. 힘찬병원이 이 수술을 받은 환자 93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6개월간 예후를 관찰한 결과 환자 98%가 스포츠 활동 등 정상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현 강남힘찬병원 주임과장은 “연골판 파열은 X선 검사로 잘 나타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이나 전문의의 촉진 등 정확한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해야 질환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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