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다른 나라보다 ‘2배나 짠 한국인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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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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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하루 나트륨 섭취 4618mg… WHO선 2000mg 권장
소금에 길들여져서? 혀는 싱거운 맛에 단 일주일이면 적응!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4618mg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하루 섭취량 2000mg에 비하면 2배를 넘고 미국보다는 1000mg 정도 많이 먹는 것이다. 김치, 장아찌, 젓갈류 등 저장식품이 발달한 한국인의 식생활 전통에 더해 최근엔 햄버거나 피자 등 소금이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 섭취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짜도, 너무 싱거워도 문제

흔히 소금은 ‘흔하지만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짭짤하게 음식의 맛을 돋우는 역할 외에도 소금은 생명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염분은 혈액과 체액에 섞여 세포 속 노폐물을 실어 나르거나 영양분을 운반하고 삼투압 작용을 통해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신경이나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발한작용을 통해 체온조절까지 해준다.

나트륨이 부족하면 식욕부진, 구역질, 구토, 집중곤란, 무기력, 정신불안, 두통 등의 증상이 생긴다. 너무 싱겁게 먹어도 몸에 탈이 난다.

문제는 우리가 평소 필요한 양보다 많은 염분을 섭취하고 있다는 것. 과한 양의 나트륨은 인체 내에서 혈압을 상승시키고 고혈압을 일으켜서 뇌중풍(뇌졸중), 심장마비, 신장기능 장애를 불러올 위험이 있다. 뇌중풍, 심장비대, 위암, 뼈엉성증(골다공증), 요로결석, 기관지 천식 등의 위험도 있다.


○ 소금중독에서 벗어나는 법


대부분 노인이 되면 미각이 둔해지면서 음식을 짜게 조리하거나 짜게 먹는 경우가 많다. 떨어진 식욕을 돋우기 위해서 일부러 짭짤한 음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짠 음식에 길들여질 경우 성인이 돼서도 식품 선택에 영향을 받는다.

된장, 고추장, 김치 등 저장식품을 주로 먹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짠 음식을 먹는 것이 습관화되었다. 혀에서 음식 맛을 알아내는 미뢰가 짠맛에 익숙해진 것이다.

최희정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의 혀는 소금 섭취를 약간 줄여도 일주일이면 쉽사리 적응할 수 있게 되어 있다”면서 “싱겁게 먹게 되면 오히려 맛을 느끼는 미뢰가 예민해져서 음식의 참맛을 더 잘 감지하도록 변한다”고 말했다.

송홍지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가능하면 부엌에서부터 소금 사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면서 “통조림이나 가공 조리된 음식물을 구입할 때는 설명서를 잘 읽어보고 소금이 첨가되었거나 나트륨이 들어 있는 양념을 써서 만든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라면,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김치, 된장, 고추장, 젓갈류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또 식생활에서 각종 생야채를 이용하고 채소류를 조리할 때도 싱거우면서 맛을 다양하게 하는 조리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신맛과 단맛을 적절히 첨가하면 적은 양의 소금으로도 음식의 풍미를 살릴 수 있다. 또한 염분 섭취를 적게 하는 방법으로 소금을 적게 넣고 후춧가루, 고춧가루, 파, 마늘, 생강 등을 이용해 맛을 낸다.

버섯이나 파슬리와 같이 식품 자체의 향미가 독특한 채소를 첨가해 조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양념이 재료 속까지 배는 조림이나 찜보다는 데치거나 굽는 조리법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천일염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천일염이 일반 가공염에 비해 미네랄도 풍부하고 나트륨도 적게 함유돼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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