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근경색, 재발 막으려면 생활습관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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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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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률 6년새 76.9% 늘어… ‘관리치료’ 중요성 부각

심근경색은 가슴 부위를 갑자기 심하게 짓누르는 것 같은 통증이 팔, 목, 턱으로 뻗어나가는 증상을 보인다. 이런 증세가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20분 이상 계속되면 심장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사진 제공 한국릴리
심근경색은 가슴 부위를 갑자기 심하게 짓누르는 것 같은 통증이 팔, 목, 턱으로 뻗어나가는 증상을 보인다. 이런 증세가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20분 이상 계속되면 심장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사진 제공 한국릴리
회사원 김모 씨(50·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최근 가슴 통증을 자주 느꼈다. 조이고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았다. 엎드리거나 누워도 소용이 없어 응급실을 찾았다. 병명은 심장동맥이 막힌 ‘급성심근경색’.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김 씨처럼 심장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 시기엔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이 수축되기 쉽다.

암, 뇌혈관 질환에 이어 사망률 3위를 기록하는 심장질환. 그중 급성심근경색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3개의 심장동맥(관상동맥)이 하나 이상 막히는 병. 혈액 공급이 차단돼 심장 근육 일부가 죽는다. 모든 관상동맥이 동시에 막히거나, 관상동맥의 시작부위가 막히면 심장마비로 급사할 수 있다. 급성심근경색은 휴식 시에도 가슴에 통증을 느끼는 불안전형 협심증과 함께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도 불린다.

○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 31만 명에 육박

현재 국내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의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6.4명. 전체 환자 수가 31만 명이다. 이는 2004년 대비 42% 증가했다. 특히 최근 노령화로 발병률이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문제는 재발률 역시 6년간 76.9%가 증가했다. 이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가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풍선 및 스텐트 시술법), 관상동맥우회술(가슴 여는 수술)을 받은 뒤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9년 재발 건수는 3만5770건으로 총발생건수 중 26.7%에 이르렀다.

8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13회 ISPOR(국제 의약품 경제성 평가 및 성과연구학회) 유럽학술대회에서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의 치료를 위해 연간 1조2542억 원의 비용이 들어 개인과 사회에 매우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발표했다.

총사회적 비용 중 외래진료비, 입원진료비, 외래방문소요교통비, 간병비를 포함하는 직접 비용은 4803억 원(38.3%), 조기사망에 따른 소득손실액, 작업손실액 등 간접비용은 7738억 원(61.7%)을 차지했다. 직접비용의 대부분은 입원진료비용으로 2005∼2009년 8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직접비용 중에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 등 시술비용이 높았다.

○ 재발을 막기 위한 시술 이후 사후 관리 치료 중요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의 효과적인 사후 관리 치료를 위해서는 시술 뒤 생활습관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위험인자(고령, 가족력,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당뇨, 흡연, 비만)를 갖고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소 활동이 적은 것이 심근경색의 주요 원인이다. 매일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다만 무리한 운동이나 추운 날 갑작스러운 외출,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교감신경에 급격한 자극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담배를 끊고, 높은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기 위해 짜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라면 항혈소판제, 혈관확장제, 지질저하제 등의 복용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미국심장학회는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최소 12개월간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 것이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박경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항혈소판제는 혈소판이 엉겨 혈전을 형성하는 것을 억제해 심장마비와 뇌중풍(뇌졸중)의 재발을 예방한다”면서 “항혈소판제를 조기 중단하면 스텐트 혈전증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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