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열나고 전염까지… ‘가을배탈’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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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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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바이러스 장염 증상과 예방법

《15개월 된 딸을 둔 박미진 씨(31)는 최근 아이가 열이 나다 토하기 시작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찬 바람이 불며 독감에 걸린 것 같아 백신을 미리 맞히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웠다. 하지만 병원 진단은 독감이 아니라 ‘로타바이러스 급성장염’이었다. 대부분 영유아 부모들은 장염이 여름철에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5세 미만 영유아들이 흔하게 앓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유행한다. 로타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처럼 춥고 건조한 환경에서 잘 번식한다.》

질병관리본부의 ‘2005∼2008 국내 발생 바이러스 원인 급성설사질환 실험실 감시 현황’에 따르면 국내 로타바이러스는 11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3월에 절정에 달한다.

○ 장염 바이러스 전염성 강해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영유아들이 가장 흔하게 앓는 질환으로 가성 콜레라라고도 불린다.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이지만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로타바이러스는 주로 대변이나 침을 통해 배출된다. 전염성이 강하고 생명력도 길다. 장난감, 휴대전화, 책상 등 딱딱한 표면 위에서도 몇 주씩 살아남는다. 이 때문에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놀이방 등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에서 집단 감염이 잘 일어난다.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열이 먼저 오르고 심하면 경련을 일으킨다. 열이 나고 2∼3일이 지나면 토하기 시작하는데 먹은 음식뿐 아니라 물이나 약도 모두 토한다. 토하는 것이 줄어들면 설사로 이어진다.

○ 아이 돌보는 어른도 손 자주 씻어야

장염을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고 환경을 깨끗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감염 경로는 바이러스가 묻은 옷 손 장난감,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 등이다.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날아다니다가 전염되기도 한다.

장염에 걸린 아이를 돌보는 어른도 주의가 필요하다. 아픈 아이를 만지면 반드시 손을 씻는다. 대변을 통해 전염되므로 기저귀를 간 엄마의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장염을 앓는 아이의 옷은 따로 분리해 세탁한다. 살균소독제로 빨래를 하는 것도 좋다.

하정훈 하정훈소아청소년과 원장은 “로타바이러스는 일단 감염되면 설사와 구토로 인한 탈수를 막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약이 없다”며 “현재 5가지 로타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로타텍)이 출시돼 있다”고 말했다.

1차 접종은 생후 6∼15주에 하는 1차 접종을 포함해 생후 8개월 안에 모두 3번 맞게 한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접종 시기를 놓치면 접종이 불가능하므로 보통 DPT, 소아마비 등의 기본접종과 함께 2, 4, 6개월에 접종하면 편리하다.

○ 탈수 막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를 먹이는 건 금물이다. 지사제는 설사를 치료하는 약이 아니다. 장 속의 균이 배출되는 것을 방해해 도리어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아이가 토할 때는 엎드린 자세에서 머리 쪽으로 가볍게 등을 두드려 준다. 아이가 기운이 없어 누워 있다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입 안의 음식물이 밖으로 흘러나오도록 한다.

구토가 심하더라도 아이를 굶겨서는 안 된다. 김미화 청담고은아이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찬 음식이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 과일 등 당도가 높은 음식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사가 심하면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온 음료에 물을 절반 섞어서 먹인다. 보리차를 먹이기도 하는데 가벼운 설사라면 상관없지만 설사가 심할 때는 보리차나 녹차처럼 전해질의 농도가 낮은 것은 좋지 않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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