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 선진국을 향해]최첨단 장보고 기지, 남극 연구 ‘해결사’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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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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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남극기지인 장보고기지의 기본설계 단계 조감도가 처음 공개됐다. 장보고기지의 특징은 한국 기지임을 드러내는 지붕의 태극문양이다. 또 남극의 폭설이나 강한 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보고기지는 향후 기지가 들어설 테라노바 만의 기후에 따라 눈이 쌓이지 않도록 지붕을 뾰족하게 바꾸거나 강한 바람에 버틸 수 있게 유선형이 될 수도 있지만 기본 구조는 조감도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2 남극기지인 장보고기지의 기본설계 단계 조감도. 한국 기지임을 나타내는 태극무늬가 눈에 띈다. 장보고기지의 최종 모습은 일부 바뀔 수 있지만 기본 구조는 조감도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극지연구소
제2 남극기지인 장보고기지의 기본설계 단계 조감도. 한국 기지임을 나타내는 태극무늬가 눈에 띈다. 장보고기지의 최종 모습은 일부 바뀔 수 있지만 기본 구조는 조감도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극지연구소
장보고기지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다양한 측정 장비가 설치될 부분이다. 우선 기상 관측을 담당하는 ‘지구대기감시(GAW)’ 장비가 들어선다. GAW 장비는 지구 환경의 변화를 상세히 파악할 수 있도록 온실가스나 오존의 농도를 측정해 세계기상기구(WMO)로 전송한다. GAW 장비는 세계적으로 400여 곳에 설치됐지만 남극 대륙에는 현재 남극점의 미국 기지와 서북부 웨들 해 인근의 독일 기지 두 곳뿐이다. 장보고기지가 남극 대륙 동남부에 위치하는 만큼 이곳에 GAW 장비가 놓이면 남극 전역을 관측할 수 있다.

화산 폭발이나 지진을 관측하는 장비도 놓인다. 장보고기지는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는 멜버른 화산에서 불과 30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지구가 에너지를 분출하는 현상인 화산과 지진을 관측하면 최근 남극의 얼음이 급격히 녹는 요인을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장보고기지는 남극조약 당사국 회의에서 최종 동의를 얻는 대로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지희 극지연구소 대륙기지건설단 선임연구원은 “장보고기지는 남극에서 연구가 시급한 지역에 투입되는 ‘해결사’로 여겨진다”며 “세계적 수준의 연구관측 장비가 놓이는 만큼 최종 동의를 얻기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미 장보고기지 주변에 자국 기지를 둔 독일과 이탈리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독일 기지는 베이스캠프 수준이며 이탈리아 기지는 여름에만 머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어서다. 반면 장보고기지는 1년 내내 가동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남극의 기지는 세계 각국이 서로 공유하며 운영된다”면서 “장보고기지를 테라노바 만에 짓겠다고 결정하자 독일과 이탈리아가 특히 반겼다”고 말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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