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사 연말 허가땐 데이터料 반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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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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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전문 ‘KMI’ 사업권 기다려… 기존회사들 바짝 긴장

통신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제4 이동통신사’를 목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6월 사업권 허가를 신청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 때문이다. 연말 사업허가 전망이 최근 나오면서 통신사는 이를 단순히 경쟁자가 하나 늘어나는 게 아닌 새로운 사업 모델의 본격화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KMI는 사업 허가를 받을 경우 ‘와이브로’라는 4세대(4G) 통신기술을 이용해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공종렬 KMI 대표는 “음성통화 기본료 8000원, 데이터 무제한 요금을 포함해 총 월 2만5000원으로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의 최소 기본료는 월 5만5000원. 절반 이하 요금으로 같은 서비스를 받게 되는 셈이다. 특히 KMI가 사업권을 얻지 못하더라도 이런 모델에 대한 사업성 검토가 한 차례 이뤄졌다는 점에서 통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제2, 제3의 KMI가 언제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 통신시장의 파괴적 혁신

와이브로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통신기술로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최대 1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낸다. 이론대로라면 2시간 분량 영화 한 편을 12초에 내려받는 속도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와이브로는 이 속도의 100분의 1인 10Mbps 속도에 불과하다. 그래도 가정용 초고속인터넷과 맞먹는다. KMI는 이 와이브로망을 전국으로 확대해 음성통화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진행하는 KT와 SK텔레콤은 와이브로에서는 음성통화를 쓰지 못하게 막아 왔다. 가정용 인터넷전화로 전화를 걸면 시내통화보다 값이 싸듯, 와이브로로 음성통화를 쓰면 기존 휴대전화보다 통화료가 내려가기 때문이다.

또 이런 와이브로 통신서비스를 사용하면 평균 월 3만 원인 가정용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이다. 컴퓨터를 휴대전화에 연결해 무제한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급격한 기술 발전이 기존 투자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파괴적 혁신’의 사례다.

이 때문에 국내 통신사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KMI가 사업 계획대로 내년 7월부터 음성통화 가입자를 모으기 시작할 경우 적게는 100만 명에서 많게는 약 300만 명의 가입자 이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KMI의 사업 목표는 이동통신 가입자 5000만 명 가운데 10%인 약 5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으는 것이다. 기존 통신사들은 LTE(롱텀에볼루션)라는 경쟁 통신기술을 도입해 가입자 이탈을 막을 계획이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통신사들은 LTE 전국망 설치는 빨라도 내년 말이나 2012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 기존 통신사는 왜 안 나서나

KT와 SK텔레콤 등 2005년 정부에서 와이브로 사업권을 얻은 통신사들이 와이브로 사업에 함께 나서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표현명 KT 사장은 최근 통신망 전략 발표회에서 “와이브로는 음성통화보다 데이터통화에 더 어울리는 서비스”라고 말한 바 있다. 와이브로로 음성통화를 제공할 계획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에 대해 KMI 측은 기존 통신사들이 3G 통신망에 투자한 수조 원의 투자비용을 뽑을 때까지 멈칫거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KMI의 이런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KMI 컨소시엄에 출자한 대부분의 기업이 중소기업이라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통신사업을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은 ‘제4 이동통신사’를 표방하고 나선 통신사업자로 기존 통신사들이 쓰는 3세대 통신망(WCDMA)이 아닌 ‘와이브로’ 통신망을 사용한다. 와이브로 통신장비를 현물 출자하는 삼성전자와 20여 개 중소기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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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14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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