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지방 제로’과자, 안심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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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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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과자 제대로 먹이려면

주부 윤영자 씨(36·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요즘 장을 볼 때마다 과자 진열대 앞에서 한참을 망설인다. 마트에서 과자를 사는 대신 직접 만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쉽지가 않다. 전업주부인 엄마들도 매번 아이들 간식을 만들기는 힘들다. 달콤한 과자의 유혹에서 아이들을 완전히 보호하기는 어렵다. 아예 먹이지 않을 수 없다면 현명하게 골라서 먹여야 한다. 과자의 성분, 함량 등을 꼼꼼히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 과자 포장지에 있는 원재료명을 확인

과자를 사기 전에 먼저 포장지에 적혀 있는 원재료명을 확인해 보자. 합성첨가물이 들어 있는 과자인지 아닌지 구분이 가능하다. 원재료명은 주원료부터 많이 사용한 순서에 따라 표시한다.

과자 사달라는 아이들을 이길 부모는 없다. 그래도 건강에 덜 해롭고, 덜 짠 간식을 고르기 위해 부모가 과자 봉지에 있는 성분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사진 제공 오리온 닥터유
과자 사달라는 아이들을 이길 부모는 없다. 그래도 건강에 덜 해롭고, 덜 짠 간식을 고르기 위해 부모가 과자 봉지에 있는 성분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사진 제공 오리온 닥터유
만약 백설탕, 코코아분말, 밀가루, 주정, 벌꿀 순서로 표시했다면 백설탕을 가장 많이 썼다는 뜻이다. 과자는 대부분 계란 가공품을 사용하므로 어떤 계란 반죽으로 만들었는지, 또 계란의 원산지는 어디인지를 확인하자. 무항생제 계란이나 국내산 계란을 사용한 과자가 좋다. 또 제품 홍보를 위해 ‘트랜스지방 0g’이라고 표시한 과자 포장지 뒷면에 작은 글씨로 ‘포화지방은 30g’으로 표기해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포화지방은 트랜스지방보다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만 과다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

트랜스지방산 함량 표시 규정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이 0.2g 미만일 때는 0g이라고 표시할 수 있다. 따라서 0g이란 0.01g이 될 수도 있고 0.19g이 될 수도 있다는 뜻. 트랜스지방산은 처음엔 먹어도 표가 나지 않지만 나중에 심장병, 뇌중풍(뇌졸중), 당뇨병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트랜스지방 0.2g 안되면 ‘0g’ 표시, 뒷면에 작은 글씨로 포화지방 표기

유태우 신건강인센터 원장(전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영양과다 시대인 요즘에는 어떤 좋은 영양소가 들어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트랜스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등 몸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 영양성분은 칼로리, 나트륨, 탄수화물 수치 확인하라!

현재 식품위생법 제1조 제1항에 따르면 과자류 중 과자 및 캔디류는 영양성분을 표시해야 하는 식품군이다. 열량, 탄수화물, 당류, 단백질, 지방,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 등을 표시해야 한다.

영양성분의 함량 표시는 △1회 제공량당 △100g당 △100mL당 △1포장당 함유된 값으로 표시하고 있다. 여기서 1회 제공량은 한 봉지에 들어 있는 양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과자 포장지에 탄수화물 25g이라고 적혀 있다면 과자 상자 속 한 봉지를 먹었을 때 섭취하는 양이다. 1회 제공량의 영양표시만을 보고 5, 6봉지를 섭취했다가는 자칫 과영양을 유발할 수 있다.

원재료, 설탕-코코아-꿀 順표시땐 설탕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는 의미

영양성분에서 나트륨 함량은 낮을수록 좋다. 과량의 나트륨 섭취는 칼슘 흡수를 저해하고, 혈액량을 증가시켜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 소비자들이 또 하나 확인해야 할 성분은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곡류와 단 음식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과자를 고를 때 당류의 함량은 확인하지만 탄수화물 함량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탄수화물도 과다 섭취하면 당뇨, 심혈관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과자는 1일 영양소 기준치에 따른 영양성분 비율도 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자의 탄수화물이 8%로 표시되어 있다면 1일 탄수화물 섭취 기준량(평균 328g)의 8%가 함유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따져보면 아이가 얼마 정도의 영양성분을 섭취하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아리송한 성분, 식약청 홈피서 확인

칼로리가 동일한 탄수화물일지라도 당 지수가 서로 다를 수 있다. ‘당 지수’는 음식에 포함된 탄수화물이 얼마나 혈당을 올리는지 수치로 표시한 것. 당 지수가 낮은 탄수화물은 통밀, 현미, 콩, 보리 등이 있으며, 당 지수가 높은 탄수화물로는 옥수수 플레이크, 흰 빵 등이 있다.

○ 식품의약품안전청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만일 과자의 원재료명이 어렵고 먹어도 될지 아리송한 성분이 있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청 홈페이지 들어가 식품첨가물 데이터베이스(fa.kfda.go.kr)에서 성분을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만약 아이들의 비만이 걱정된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개발한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별 프로그램’(kfda.go.kr/jsp/page/decintro.jsp)을 통해 확인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현재 시판 중인 6697개 어린이 기호식품이 등록되어 있는데 식품 유형과 제품명, 1회 제공량, 열량, 당류, 단백질, 포화지방 함량을 입력하면 아이가 즐겨먹는 과자가 고열량·저영양 식품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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