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치료법이 바뀐다]‘유방암 1기 생존율 90%… 이젠 ‘가슴’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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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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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절제-근육이식 통해 복원
30대 중반부터 꼭 정기검진을

여성 환자가 3차원(3D) 스캐너로 유방암 검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유방암수술을 하면서 환자 몸의 지방을 이용해 유방재건수술을 함께 하는 방법이 각광받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여성 환자가 3차원(3D) 스캐너로 유방암 검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유방암수술을 하면서 환자 몸의 지방을 이용해 유방재건수술을 함께 하는 방법이 각광받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여성 암 중 가장 많은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은 여성 암 발병률 각각 1, 2위를 차지한다. 최근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로 결혼연령과 출산이 늦어지고 성경험 연령이 낮아지면서 발병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과, 자궁경부암은 성경험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암환자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은 전체 여성 암 환자 중 15%를 차지한다. 발병률은 매년 평균 15%씩 급증하고 있다. 사망률은 1985년 10만 명당 2.46명에서 2007년 6.8명으로 2.7배가량 늘었다. 또 자궁경부암은 2007년 한 해 국내에서 4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1100명이 사망했다.》
○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자궁경부암은 바이러스


유방암은 그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발병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즉, 유방세포가 여성호르몬에 의해 증식하고 분화하는데 에스트로겐 노출시간이 길면 길수록 암세포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

송병주 서울성모병원 유방센터 교수는 “초경이 빠르거나 고령출산으로 월경 기간이 늘어나는 것도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는 원인이 돼 유방암 발병과 연관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은 주로 성생활로 전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최근엔 백신으로 조기예방이 가능해졌다.

박종섭 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장은 “백신을 이용한 예방 효과는 70% 정도”라면서 “따라서 지금과 마찬가지로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및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성생활 연령이 낮아지면서 20, 30대 젊은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조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자궁을 보존할 수 있어 임신도 가능하다.

○ 유방의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암수술 대세

유방암 환자들은 유방절제로 인한 상실감이 심하다. 이 때문에 최근 유방암 수술은 주변의 조직을 이용해 유방의 모습을 복구하는 ‘유방암 성형적 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안상태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늘면서 수술과 동시에 유방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가 많아졌다”면서 “유방암 성형적 수술이나 유방재건술로 유방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릴 수 있어 수술 후에도 자신감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유방을 대부분 제거하는 경우에도 환자 본인의 아랫배 근육이나 등근육을 이식하거나 유방보형물을 이용해 유방의 모습을 성형한다.

유방암은 발병률이 높지만 생존율도 높다. 초기 유방암은 5년 이상 생존율이 76%다. 특히 1기의 생존율은 90%.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송 교수는 “최근 조기 발견율이 높아짐에 따라서 환자의 절반 정도가 유방 부분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해졌다”면서 “특히 가족 가운데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초경이 빨랐다면 35세 이후부터 1년에 한 번 이상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1기말까지 진행된 자궁경부암
자궁 그대로 보존해 임신 가능
전이땐 적출하고 방사선 치료


○ 병기설정수술법을 이용한 자궁경부암 맞춤형 치료


자궁경부암은 병기(病期)에 따라 그 치료법이 다양하다. 자궁경부암 ‘0기’로 불리는 자궁경부 상피내암의 경우에는 해당 부위의 일부 조직을 원추형으로 도려내는 원추절제술로도 치료가 가능해 시술 뒤 임신에도 지장이 없다. 최근에는 1기 말까지 진행된 자궁경부암도 자궁을 보존해 임신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암세포가 파고들어 임파선이나 주위 자궁경부 옆 조직 등으로 전이되는 진행성 자궁경부암일 때는 자궁, 난소, 난관을 모두 제거하는 광범위 적출술을 시행한다. 또한 암의 전이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복강경을 이용한다.

이근호 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 교수는 “배꼽 주위에 3개의 구멍을 뚫고 복강경을 이용해 대동맥림프절의 조직검사를 하는 병기설정수술법으로 보다 정확하게 전이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면서 “전이가 확인되면 해당 부위에 토모세러피를 이용한 추가적인 방사선 치료로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암으로 진행하기 이전에 이형증이나 상피내암의 단계를 반드시 거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자궁경부암 검사법은 HPV검사와 자궁경부 세포검사, 질 확대경 검사, 조직 검사 등이 있으며 다른 암 검사와 달리 몇 분이면 끝나고 결과도 매우 정확하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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