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교수 임플란트 시술 5000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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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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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골유착성’ 국내 첫도입… “더 나은 방법-재료 찾아 연구 계속”

김영수 명예교수가 23년 전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골유착성 임플란트 기기를 들고 당시를 회고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김영수 명예교수가 23년 전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골유착성 임플란트 기기를 들고 당시를 회고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의대 쪽에서는 수술을 ‘몇 번 해냈다’고 많이 하는데, 치과 영역에서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낼 수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국내 임플란트 환자들이 시술 후 어떤 예후를 보였는지, 장기적인 결과를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수확입니다.”

김영수 서울대 치대 명예교수(72)는 얼마 전 ‘임플란트 시술 5000회 돌파’란 대기록을 만들어 냈다. 정확히 5029건이다. 임플란트란 손상된 치아 부분에 인공 치근을 심고 그 위에 치아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보철물을 장착하는 시술법이다.

김 교수는 국내 임플란트 역사의 산증인이다. 임플란트에 대한 지식 자체가 부족하던 1987년, 국내에 처음으로 ‘골유착성 임플란트’ 시술을 도입한 사람이 김 교수다. 철근에 콘크리트가 착 붙듯이 일체감을 높일 수 있어서 환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는 최근 대한구강악안면임프란트학회가 주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임플란트 임상 30년 회고’를 주제로 후배 의사들에게 강연을 하기도 했다. “요즘 젊은 후학들 중에는 새로운 기술을 환자들에게 홍보하는 데 치중하는 경우가 많아요. 의학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초반 결과가 좋았다고 자신할 것이 아니라 겸허한 자세로 끊임없이 환자들이 불편해 하는 점이 무엇인지 장기적으로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는 아직도 현업 의사다. 매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구옥경 치과’에 출근해 환자들을 본다. 구옥경 치과는 치과의사인 부인 구옥경 씨가 연 병원이다. 그의 진료실 한쪽에는 노(老)의사의 손때를 그대로 간직한 임플란트 시술기계가 자리 잡고 있다. 임플란트 기술의 창시자인 스웨덴의 브러너막 교수와 당시 임플란트 재료를 독점하던 노벨바이오케어사를 설득해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온 기계다. 서랍에는 20년 전 그가 쓰던 기구들이 깨끗하게 보관되어 있다. 언젠가 서울대병원에 기증할 생각이다.

임플란트 시술 4000회를 채웠던 2003년 8월 8일, 김 교수는 ‘새로운 욕망에 가슴 불타는 날’이라고 썼다. 5000회를 넘긴 지금도 그의 욕망은 진행 중이다. “그 나이에 환자 보냐고 주변에서 그러는데, 아직도 더 나은 방법과 재료로 새로운 시술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자꾸 생깁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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