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유저들이 전하는 하이브리드 카메라 ‘4社 4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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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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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한 콤팩트 카메라를 갖고 나가자니 화질이 믿음직스럽지 않고, 그렇다고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카메라를 들자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마침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DSLR의 화질을 닮으면서도 가볍고 날렵한 ‘하이브리드 카메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메라 파워 유저들에게 각 브랜드 제품의 강점과 사용 후기를 들어봤다.》
# 올림푸스 PEN
세밀한 표현


프리랜서 사진작가인 최원석 씨는 지난해 올림푸스의 PEN E-PL1, E-P2와 일본 도쿄 여행을 떠났다. 최 씨가 PEN과의 동행에서 감탄한 점은 일본 풍경의 정교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기능이었다.

“옵션 가운데 ‘정방형 크롭(잘라내기)’ 기능으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정사각형으로 찍힙니다. 한번 찍어 보니 간결하고 절제된 느낌이 일본의 풍경을 잘 표현하는 것 같더군요. 마음에 들어서 도쿄 풍경을 모두 이 기능으로 찍어버렸어요.”

섬세한 감성을 담아주는 여러 필터도 PEN의 자랑이다. ‘아트 필터’는 흑백 모드, 강렬한 원색 모드, 세피아 톤 모드 등으로 다양한 느낌을 연출해 준다. 최 씨는 일본 여행에서 장소마다 풍기는 느낌을 다양한 필터로 찍어냈다. ‘디오라마 필터’는 렌즈에 담은 풍경을 장난감처럼 보이게 해주는 효과다. 수영장을 찍을 때는 수영장 안의 사람들이 장난감 모형처럼 연출되기도 했다.

PEN의 전용 렌즈 군이 아직은 다양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PEN 전용 렌즈는 현재 4개다.

# 파나소닉 GF1
빠른 스피드


사진작가 변현우 씨는 여행을 다닐 때 각종 장비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느라 진땀을 뺐다. 하지만 파나소닉 GF1 하나만 갖고 다닌 뒤로 여행 피로가 줄었다.

“내가 쓰는 DSLR를 쓰려면 렌즈 3개를 들고 다녀야 하는데 3개의 무게가 총 2kg을 넘습니다. 하지만 GF1은 렌즈 3개를 합해도 1.23kg가량이죠. 게다가 보통 필름 카메라가 선호하는 ‘라이카’ 렌즈를 쓸 수 있기 때문에 색감이 뛰어나고 선명도도 DSLR만큼 되는 것 같습니다.”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의 반응속도가 빠른 것도 장점이다. 사진을 찍을 때 촬영 버튼을 누르면 찍힌 화면이 나타나는 속도가 빨라서 원하는 순간을 포착하기 좋다.

“초보자가 LCD 화면을 바라보며 촬영하면 색감, 노출을 확인하기 편리합니다. 그런데 다른 제품은 LCD의 반응속도가 느려서 좀 답답한 감이 있죠. GF1은 속도가 훨씬 빨라 그런 걱정이 없습니다.”

신제품인 G2는 화면이 터치스크린으로 돼 있다. 사진의 초점, 각도, 사이즈 변경, 셔터 조작 등을 손쉽게 터치로 제어한다는 설명이다.

# 삼성전자 NX10
익숙한 느낌

프리랜서 사진작가인 지용현 씨는 1월에 삼성전자의 NX10을 들고 인도와 스리랑카를 다녀왔다. 여행 속에서 느낀 NX10의 강점은 DSLR를 찍는 느낌과 비슷해서 하이브리드 카메라 적응이 쉽다는 점이다.

“원래 DSLR 이용자들은 하이브리드 카메라를 쓰면 찍는 느낌이 달라 적응 못하는 편인데 NX10은 좀 다르더군요. 내장된 뷰 파인더가 있어서 이 부분을 보며 찍다 보면 DSLR를 쓰는 느낌이지요.”

화질도 다른 브랜드 DSLR의 중급기 수준을 따라왔다는 설명이다. 아직 렌즈가 3개에 불과하지만 10개를 넘어서면 일반 보급형 DSLR를 사느니 NX10을 사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했다.

“DSLR보다 훨씬 크기가 작으니 여행 곳곳을 더 자유롭게 찍을 수 있었어요. 피사체가 된 사람들은 보통 큰 DSLR를 들이대면 거부감을 갖거든요. 이 제품은 작아서 상대방이 편하게 느끼는 점이 좋았습니다.”

# 소니 NEX5
파워 동영상


이달에 국내에도 소개될 소니 NEX5는 강력한 동영상 기능이 강점이다. 2006년 개봉한 극장용 다큐멘터리 ‘비상’의 임유철 감독은 이 제품으로 일주일 만에 단편영화를 찍어냈다.

“월요일에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해 화요일 장소 물색, 수요일 배우 리허설, 목요일과 금요일 촬영, 토요일과 일요일 편집, 월요일 작품 발표에 이르기까지 단숨에 촬영을 끝낼 수 있었던 이유는 작은 크기입니다. 흐름이 빠른 장면도 기민하게 따라 움직이니 크레인 등 장비 없이도 가능한 것이죠.”

크기가 작으니 사람의 힘으로 자유롭게 제어돼 떨림도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통 여러 장비가 필요한 영화 촬영을 ‘한 손’으로 다 끝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제품은 드라마 ‘아이리스’에 등장하는 자동차 추격 장면 정도의 속도도 잘 잡아내는 수준이다. 불가능할 것 같은 각도에서도 원하는 장면을 잡아낸다는 설명이다. 아쉬운 점은 방송용으로 충분하지만 영화용으로는 전환이 기술적으로 힘들다는 점. 임 감독은 이 부분만 업그레이드되면 시장의 반응이 폭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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