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 아이폰의 모든 것] ‘탈옥폰’ 그 위험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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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2일 07시 00분


‘암시장’서 공짜 어플의 유혹 유저들 아이폰 잠금 풀기 감행
해킹땐 보증기간 잃고 시스템 불안정 치명적 위험도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유혹때문에 아이폰을 해킹한 ‘탈옥폰’이 등장하기도 한다. 사이디아스토어는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암시장으로 통한다.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유혹때문에 아이폰을 해킹한 ‘탈옥폰’이 등장하기도 한다. 사이디아스토어는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암시장으로 통한다.
큰 마음 먹고 아이폰을 구입한 L과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부서 K대리의 아이폰이 자신의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단말기 자체는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K대리의 것은 아이콘 배치와 모양부터가 달랐고, 자신이 처음 보는 훨씬 다양하고 편리한 ‘어플‘을 다수 저장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더 비싼 모델인가 보다’, ‘그 많은 어플을 구입하다니 돈도 많군’싶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K대리의 아이폰은 해킹을 거친 속칭 ‘탈옥폰’이었던 것이다.

해킹은 아이폰 제작사인 애플사에서 금기로 치는 단말기의 내부 시스템을 건드리는 행위이다. 스마트폰의 ‘지존’으로 군림하는 아이폰은 편리하고 세련된 기능들을 제공하는 반면 사용자들이 손 댈 수 있는 영역이 거의 없다. 하다 못해 배터리조차 맘대로 갈아 끼울 수 없게 돼 있다.

이렇다 보니 아이폰의 기능에는 환호하지만 애플사의 독재에는 항거하고 싶은 유저들이 생겨나게 된다. 결국 자유(?)를 향한 전 세계적인 아이폰 탈옥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탈옥에 대한 질문과 답변, 탈옥 노하우, 경험담 등이 도처에 널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애플사가 전혀 권장하지 않는(할 리가 없다) 탈옥을 줄줄이 감행하는 것일까.

뭐니 뭐니 해도 탈옥의 가장 달콤한 매력은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간단한 해킹만 거치면 굳이 앱스토어에서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똑같은 프로그램을 공짜 또는 헐값에 사용할 수 있으니 누가 유혹을 받지 않겠는가.

아이폰 어플의 ‘암시장’ 중 대표적인 곳은 사이디아스토어(Cydia store)이다. 앱스토어의 대항마로 불리는 이곳에는 공짜 어플, 애플이 등록을 거부한 어플이 넘쳐난다. 재능은 넘치지만 애플의 독재에 환멸을 느낀 프로그래머들의 우수한 프로그램도 다수 올라와 있다.

그렇다면 탈옥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그럴 리가. 해킹을 통해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임의 해제할 경우 일단 애플의 보증기간을 잃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탈옥이 문제되는 것은 암시장을 통해 유료 프로그램의 크랙 파일(해킹으로 잠금장치가 풀린 파일)이 대량 유통된다는 점이다. 어떤 고고한 논리도 불법의 방어막이 될 수는 없다. 해킹 자체도 컴퓨터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있어야 가능하다. 온라인에는 해킹 성공기 못지않게 많은 실패담도 올라와 있다. 아이폰의 시스템이 불안정해진다는 것도 치명적인 단점이다. 사실 그래서 대다수 유저들이 탈옥폰이 아닌 순정제품을 사용하는 이유이다.

탈옥은 자유지만, ‘집 나가면 X고생’이라는 말도 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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