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퇴행성관절염, 이렇게 하면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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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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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연골 손상되면 퇴행성관절염 진행 속도 빨라져… ‘관절내시경수술’로 연골 손상 치료하면 조기 진행 막을 수 있어


인간이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무릎에 무리가 가기 시작했다. 무릎 관절은 걸을 때마다 체중의 2∼3배에 해당하는 하중을 받는다. 체중이 5kg 늘어나면 무릎이 감당하는 무게는 15kg 늘어난다. 무릎은 몸 전체의 무게를 견디어내지만 그 구조는 위태로워 보일 만큼 단순하다.

무릎은 아랫돌에 윗돌을 고여 놓은 맷돌 모양이다. 무릎 위의 뼈와 아래 뼈가 ‘반월상 연골판’이란 물렁뼈를 중심으로 서 있고, 주위의 인대와 근육이 이를 둘러싸고 있다. 걷거나 달릴 때 무릎의 충격을 완화해 주는 장치는 사실상 반월상 연골판 두 개가 전부다.

하지만 이 연골판은 축구나 농구처럼 움직임이 격한 운동을 할 때 찢어지기 쉽다.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무릎을 바닥에 댄 채 걸레질을 하는 것처럼 가사 일을 무리하게 하면 연골판이 닳아 손상되기도 한다. 쪼그려 앉은 자세에서 무리하게 방향을 바꿀 때도 연골판은 손상된다.

이런 식으로 연골판이 손상되면 신체 움직임으로 인한 충격은 고스란히 무릎 위아래의 뼈로 전달된다.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손상부위는 점점 넓어지고 심할 경우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릎은 문에 달린 경첩처럼 접었다 펴는 운동을 반복한다. 하지만 연골판이 손상되면 양반다리를 하거나 무릎을 구부릴 때 통증을 느끼게 된다. 무릎에 물이 차 붓기도 한다.

상태가 악화되면 통증이 심해 걷기조차 힘들어지기도 한다. 무릎이 구부러지지도, 펴지지도 않는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척추·관절전문인 21세기병원 관절센터 강석근 소장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같은 의료진단 기기를 통한 검사 결과와 의사가 직접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부위를 만져보면서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문제를 진단하는 ‘이학적 검사’의 결과가 서로 일치할 때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연골 손상 조기치료하면 퇴행성관절염 진행 막아

연골판에 지속적인 무리가 가해지면 연골이 너덜너덜해지거나 심한 경우 찢어진다. 이런 상태가 되면 연골에 혈액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탄력이 사라진다. 이렇게 되면 연골로서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게 된다. 찢어진 연골 조각이 뼈 사이에 끼면 통증이 유발되거나 무릎이 붓는다.

연골이 손상되면 조기에 치료를 받아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연골이 찢어졌을 땐 연골조각을 하나로 꿰매 더 찢어지지 않도록 한다. 연골이 제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연골이 완전히 찢어져 조각조각 떨어진 상태나 찢어진 지 오래돼 연골이 너덜거리는 상태라면 찢어진 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손상된 연골을 치료하는 데엔 관절내시경이란 치료법이 주로 이용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이 치료법은 무릎에 직경 5mm정도 구멍을 낸 뒤 그 안으로 관절내시경을 삽입해 모니터 화면으로 무릎 내부를 보며 수술하는 방법이다.

관절내시경수술은 절개 부위가 크지 않아 회복이 빠르고 주변 조직의 손상이 적은 게 장점.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강 소장은 “수술 시간이 짧다는 것도 관절내시경수술의 장점 중 하나”라면서 “다른 수술과 마찬가지로 관절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 퇴행성관절염,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로 치료

연골 손상을 오래 방치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파열된 연골판과 연골 조각이 뼈 사이에 끼어 통증을 유발한다.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했던 연골이 사라지면 무릎 위 뼈와 아래 뼈가 맞닿게 돼 관절염을 촉진하기도 한다.

만약 연골 손상으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됐다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한다. 인공관절수술은 무릎 관절이 기능을 못할 정도로 마모돼 보행이 불가능할 만큼 통증이 심각할 때 이뤄진다. 손상된 관절을 인공관절로 교체하면 통증이 사라지고 걷기도 한결 편해진다.

강 소장은 “사람마다 얼굴의 모양새가 모두 다르듯 관절의 모양도 조금씩 다르다”면서 “인공관절수술을 할 때는 환자 개개인의 관절 상태에 맞게 인공관절을 다듬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가장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모양으로 인공관절을 만들어 주는 게 수술의 핵심이라는 것.

최근엔 여성의 뼈 모양에 잘 맞게 디자인된 여성용 인공관절도 만들어져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척추·무릎·어깨…관절 통합 진료 시스템

70대 이상 고령 환자들 중엔 퇴행성관절염이 오래 진행된 환자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척추 손상도 심각한 수준인 경우가 적지 않다. 퇴행성관절염에 척추 손상이 동반된 환자라면 척추손상 신경외과 의사와 관절전문 의사에게 동시에 치료를 받는 게 효과적이다.

강 소장은 “통합진료시스템이 구축된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환자들이 여러 병원을 다녀야 하는 불편이 없고 의사들도 환자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 더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의료전문 신헌준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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