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신약]“한국의 항암제 개발 연구수준 놀라워”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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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t 분야 세계적 석학 랜들 문 내한

“한마디로 놀랍습니다. 세계 굴지의 제약회사도 포기한 ‘Wnt’ 과제를 한국의 제약회사에서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제약 기술수준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Wnt 신호전달경로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랜들 문 박사(사진)는 최근 내한해 중외제약이 개발하는 표적항암제의 연구개발(R&D) 역량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문 박사는 “Wnt 분야는 1982년 발견된 이래 수많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연구에 매진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중외제약이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용한 표적항암제 분야에서 전 임상단계까지 진입했다는 사실을 접한 뒤 직접 연구결과를 확인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방한 배경을 설명했다.

문 박사는 현재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의대 약리학 교수 겸 줄기세포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사이언스, 네이처 학술지에 동물실험을 통해 척추동물의 암, 줄기세포 발생에 Wnt 역할의 중요성을 증명한 세계적인 Wnt 석학 중 1명이다.

그는 “시애틀의 세리악 연구소를 통해 Wnt 신호전달경로에 대한 연구를 관심 있게 지켜봐 왔다”며 “워싱턴대 의대에 재직하는 교수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중외제약이 Wnt 분야와 관련된 연구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제약사 중 한 곳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 박사는 “한국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연구개발에 치중한다고 들었는데 모두 그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쥐에 자라난 종양이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용한 표적항암제인 ‘CWP231A’ 투여로 줄어든 사진을 보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는 CWP231A가 암세포를 죽이면서 정상세포를 죽이지 않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네릭과 혁신신약의 차이는 연구에 대한 투자 여부에 있다”면서 “한국 제약사가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중외제약처럼 기초연구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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