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기상레이더 통합… 예보 적중률 높일 것”

  • 입력 2009년 8월 22일 02시 58분


케니스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기상청 청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기상청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선진화 업무를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케니스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기상청 청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기상청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선진화 업무를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기상청 영입 첫 외국인 크로퍼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

“현재 전국에서 운용 중인 기상레이더 26개를 하나의 전산망으로 통합하면 기상 예보 적중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케니스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66)은 21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기상청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레이더망 통합은 한국 기상 선진화를 위해 추진하고 싶은 10대 로드맵 중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60년 기상청 역사상 첫 외국인 고위공무원(1급 상당·차관급)인 크로퍼드 단장은 20일 부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미국은 전국 122개의 기상레이더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1분 단위로 정보를 공유한다”며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에서는 적절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레이더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26대의 기상레이더 중 기상청은 12대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공군(9대), 미 공군(2대), 국토해양부(2대), 나로우주센터(1대)에서 각각 운용하기 때문에 레이더가 수집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기상청 측 설명이다.

크로퍼드 단장은 예보관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도 역점을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컴퓨터 등 관측 장비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1980년대와 2010년의 예보관 역할이 같을 수는 없다”며 “예보관 역할을 재정립하면서 역량도 향상시키는 방안을 한국에서 연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예보관이 항상 수치 예보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며 “기계보다 사람의 역할이 중심이 되어야 선진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지형은 매우 복잡하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예보에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내가 알고 있는 기술 중 한국에 적합한 것은 적극 적용하고, 모르는 것은 기상청 직원들과 소통하며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크로퍼드 단장은 미국 국립기상청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대기과학 분야 전문가로 미 오클라호마대 기상학과 석좌교수(현재 휴직)를 지냈다. 기상청은 세계적인 기상 전문가인 그를 영입하면서 파격적인 대우를 했다. 대통령 연봉(1억6867만 원)의 갑절가량인 3억2500만 원(26만 달러)을 지급하고 2000cc급 승용차와 99m²(약 30평)의 주택도 제공한다.

특급 대우를 받는 크로퍼드 단장의 임무는 계약기간인 2012년 5월까지 기상청의 예보, 관측, 기후 등의 분야를 현재 세계 9위 수준에서 6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기상 선진화 계획’을 수립하는 일. 이를 위해 기상청은 단장을 포함한 각 분야 전문가 9명을 동원해 올해 말까지 계획의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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