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뇌심부 자극술 전극위치 조절방법 개발

  • 입력 2009년 3월 23일 02시 56분


“MRI-CT 동시이용 치료효과 높여”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뇌 전기자극을 빠르고 손쉽게 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첨단영상기법으로 전기자극이 필요한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전기자극 조절기간도 단축시키는 방법이다.

서울대병원 파킨슨센터 전범석·백선하 교수팀은 파킨슨병 환자 38명을 대상으로 뇌심부 자극술을 실시한 후 첨단영상기법을 이용해 뇌 속 전극의 위치를 적절히 조절한 결과 몸 떨림이나 몸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50% 이상 호전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도 현저히 개선됐다고 22일 밝혔다.

하루 평균 약물 복용량은 수술 전 793mg에서 수술 후 6개월째 245mg으로 줄었다.

파킨슨병은 특정 뇌 부위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계속 파괴돼 행동이 느려지고 몸이 떨리거나 뻣뻣해지는 병이다.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데는 약물과 뇌심부 자극술이 동원된다. 뇌심부 자극술은 파킨슨병의 원인이 되는 뇌 부위에 전기 침을 꽂은 후 전기자극을 주는 것이다.

이 시술의 관건은 전기 침이 제 위치에 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기존에는 전기자극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 같은 시술을 받고도 어떤 이는 증상이 크게 호전되는 반면 어떤 이는 변화가 거의 없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을 동시에 이용하는 첨단영상기법이 사용됐다. 수술 전 MRI로 전기 침이 들어갈 위치를 파악하고 수술 후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CT로 다시 전기 침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백선하 교수는 “뇌수술을 할 때는 뇌막을 열게 되므로 수술 전과 수술 후 뇌가 흔들림에 따라 전기침 위치도 흔들리게 된다”며 “수술 후 한 달이 지나면 뇌가 제 위치를 찾는데 이때 CT로 전기침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전기 침의 어느 부위에 전기를 흘려보내면 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치료 시간이 현저히 단축돼 환자들의 육체적 심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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